- 대신증권, RCPS 437만주 발행…자기자본 3조원 돌파
- 교보증권 대비 지난해 자기자본 증가율 2배 높아
- 나이스신용평가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효과 없어”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에 있어서 교보증권을 크게 앞섰다. 최근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자기자본 3조원을 넘어섰다. 

차기 종투사 진입을 두고 대신증권과 교보증권 사이에선 경쟁 구도도 그려졌다. 대신증권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종투사의 자격 요건을 달성하면서 교보증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 모습이다.

다만 대신증권은 업계가 예측한 시기보다 종투사 인가 신청을 미룰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종투사 진입 후 지나친 사업 다각화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하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연내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신증권, 자격 요건 갖췄지만 종투사 인가 신청 미뤄


대신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대신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대신증권은 지난 21일 RCPS 437만2천618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23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게 됐다.

전환권과 상환권이 있는 우선주인 RCPS는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는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전환권과 만기 시 투자금에 대한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을 가진 주식이다.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을 넘으면 종투사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시장에서는 대신증권이 내달 종투사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던 이유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곧바로 종투사 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늘리기 위해 추가적인 자기자본을 확충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턱걸이 자기자본 3조원이 아닌 여유로운 자본을 갖추려는 의도에서다.

종투사 신청의 자격요건은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유상증자를 포함한다면 별도 기준 3조832억원이다.


지난해 자기자본 증가율 교보증권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종투사 ‘라이벌’ 교보증권보다 2배 빠른 자기자본 성장세를 보였다.

대신증권은 2년 전만 해도 교보증권과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보유했지만 1년 사이 자기자본이 8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교보증권은 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2022년 자기자본은 2조493억원에서 지난해 2조8532억원까지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1조5649억원에서 1조8633억원까지 19% 늘었다.

교보증권 박봉권 대표의 3연임이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 가운데 교보증권이 향후 종투사 진입 시기를 앞당길지는 지켜봐야 한다. 

박 대표가 취임한 후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2019년 9604억원에서 지난해까지 94%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증가율보다 높다. 대신증권의 2019년 기준 자기자본은 1조8008억원으로 지난해까지 58% 증가했다.


종투사 진입 후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 제기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진입한 이후 위험인수 확대에 따른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RCPS 발행으로 회계상 자기자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종투사 인가 이후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영업이 지나치게 확대된다면 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금번 RCPS는 회사의 상환권 행사가 5년 내 가능한 점 때문에 영업용순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시키는 효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종투사 인가 신청을 미룬 대신증권이 세운 자기자본 목표가 있는지에 대해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대신증권 관계자는 “목표를 세워둔 것은 없고 자본을 더 확충해서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건전성 우려와 관련한 질의에는 “리스크 관리가 경쟁사보다 철저한 편”이라며 “종투사 때문에 리스크가 커지는 경우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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