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법무부,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소송 제기
- LG전자, 미국 내 냉장고 부품 결함 소송 휘말려
- 글로벌 가전 시장 1위…프리미엄 이미지 타격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국 정부가 애플이 만든 생태계 영향으로 LG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며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애플에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피해 기업으로 이름이 거론됐지만 애플이 처한 상황이 남일 같지 않다. LG전자 역시 미국 시장에서 소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1위를 달성했지만 품질 문제로 소송을 당했다. 애플로 인해 사명이 거론되면서 누릴 수도 있었던 홍보 효과를 얻긴 어려운 셈이다.


미국 법무부, 애플 생태계 지적


미국 법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며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법적인 의도로 경쟁자를 지우면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아이폰을 중심으로 이어진 애플 생태계에 이용자들을 가두는 모든 행위를 독점이라 보면서 애플이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다른 회사 제품으로 옮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며 지적했다.

애플이 만든 생태계는 아이폰, 노트북, 태블릿 등을 통해 사용자가 기기 간에 빠른 데이터 연동이 가능하다. 다른 회사도 생태계가 있지만 법무부는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이라며 애플을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아이폰과 경쟁사 하드웨어 기기 간에 호환이 어려운 점, 아이폰끼리 문자 전송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간 문자를 주고받을 때 구분된 점 등을 꼽았다.

법무부는 애플의 견제 결과 진입 장벽이 높아져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마존, MS, LG전자, 대만 HTC 등 기업들이 자리 잡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아자르 무자리 변호사, 집단 소송 요청 중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법무부가 애플의 경쟁사로 LG전자를 언급하며 뜻밖에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법도 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이미 철수된 상황이기에 사실상 관련 실익은 없다. 

게다가 이를 차치하고도 LG전자는 애플이 놓인 상황이 남일 같지 않다. LG전자 역시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려 있어 머리가 아픈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NBC로스앤젤레스 등 지역 방송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소비자들이 LG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소송의 빌미가 된 제품은 냉장고 속 압축기인 ‘리니어 컴프레서’로 지난 2018년 생산됐다. 컴프레서는 음식을 차갑게 만들 수 있는데 냉매를 압축하고 순환시켜 냉기를 보전하는 냉장고 핵심 부품이다.

소송을 준비하는 아자르 무자리 변호사는 ‘리니어 컴프레서’ 수명이 10년도 못하다며 내구성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회사가 설명한 10년 보증기간과 20년 내구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그는 이 소송이 전국적인 문제에 해당한다며 수만명은 아니더라도 수천명이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고객이 제기한 소송을 집단 소송으로 전환하도록 연방 판사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NBC시카고 방송은 전했다.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 타격입나 


LG전자는 그간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북미·유럽 시장 등을 중심으로 해외를 공략했으며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매출 20조3475억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경쟁사 미국 월풀을 넘어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이듬해 영업이익도 동시에 월풀을 제쳤다. LG전자 생활가전(H&A)본부는 지난해 매출 30조1395억원, 영업이익 2조78억원을 기록하며 선두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소송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애플처럼, 글로벌 가전 시장 1위를 기록하며 만들어진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지 않게 품질 문제와 관련해 당한 소송으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고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소송으로 유명한 미국 내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미국이 소송을 많이 하다 보니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집단 소송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그만한 요건이 되지 않아 인정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5% 정도인데 2030년도에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 시장에 대해 강조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저작권자 © 더리브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