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신한금융 주주환원 확대…자사주 매입 소각도
- 주주총회 이후 주가 소폭 하락했지만 매수 기회 작용할 수
- IBK투자증권 “배당락이 매수 기회…밸류업 덕에 기업가치 상승”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지난해 상생금융지원과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으로 대규모 비용 발생이 불가피했음에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35%를 넘어선 주주환원율 소식을 알렸다. 주주가치 제고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배당결정일이 나오자 일부 주주들이 빠지면서 배당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벨류업 프로그램 시행 영향으로 앞으로도 은행주는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주환원율 업계 1위 KB금융


KB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KB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금융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금융지주도 이를 충족시킬만한 주주환원율을 발표하고 나섰다.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발표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38.6%의 주주환원율을 발표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기말배당은 주당 1530원으로 결정됐다. 앞서 지급한 분기배당 1530원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은 주당 3060원인 셈으로 전년(2950원) 대비 3.7% 늘었다.

이날 배당을 두고 양종희 회장은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며 “고금리와 고물가 등 지난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주주들의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주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개인 주주인 A씨는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배당에 신경 쓰는 등 KB금융이 주주 중심의 회사가 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앞서 K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했으며 양 회장도 지난 19일 보통주 5000주를 주당 7만7000원에 매입했다. 견실한 자본력에 기반한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주주환원 약속 지킨 신한금융


신한금융그룹.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금융그룹.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금융도 KB금융의 뒤를 이어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6일 제23기 주주총회에서 기말 주당배당금을 525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총 현금배당은 2100원으로 전년 대비 35원 늘었으며 총주주환원율은 36%로 책정됐다. 주당 현금배당은 전년(2065원) 대비 1.7% 증가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신한금융 천상영 그룹재무부문장(CFO)는 “지난해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총주주환원율 36%를 달성했다”며 “분기 현금배당을 균등화하고 자사주 4859억원을 매입 소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976억원 감소한 4조3680억원을 시현했다”며 “경기침체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영업이익을 시현했으나 2022년 증권사옥 매각이익 등 일회성 특수요인의 소멸과 지난해 상생금융지원 등 사회적 책임이행 노력,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진 회장은 “연간 시가배당률은 4.9% 수준이다”라며 “당사는 당초 실적 발표를 통해 총주주환원율 30~40%의 달성을 약속했으며 지난해 현금배당 성향 24.9% 및 자기주식 소각 11.1%로 총주주환원율 36%를 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개인 주주 B씨는 “지난해 신한금융이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라며 “(진 회장) 취임 후 누적된 위험과 상생을 위한 충당금 적립 등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언론이 과하게 나서는 것이 자율경영을 훼손하고 금융의 핵심 원칙과 신뢰에 흠이 생길까 염려되지만 신한금융은 오래전부터 따뜻한 금융이라는 슬로건 아래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잘해왔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배당에 대해서는 “분기 배당은 1575원, 결산배당은 520원으로 합산하면 2100원이다”라며 “아쉬움은 있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믿는다”며 신한금융이 올린 안건에 동의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배당락 우려 덮는 금융지주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주주환원 및 배당과 관련해 대체로 주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아직 안심할 수만은 없다. 배당기준일 발표 후 배당락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배당락이 있더라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높은 주주환원율로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KB금융의 주가는 주총 전일인 21일 7만6100원에서 지난 26일 7만1800원으로 5.7% 하락했다. 신한금융의 주가도 주총 전일인 25일 5만600원에서 4만9750원으로 1.7% 떨어졌다.

IBK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은 “지난해 결산 배당기준일 기업들의 지난달 말 수익률을 복기해보면 고배당 종목들은 배당락 이후 주가를 일부 회복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대감으로 고배당 기업들의 배당 외 주주환원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락을 매수기회로 보는 투자자가 많아 배당락 하락 폭이 배당수익률 대비 낮았던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은행주의 경우 배당락이 배당수익률의 장점을 희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양호한 은행주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배당락 후 주가 회복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도 “은행주가 연초 이후 30% 넘게 상승하는 등 단기적으로 다소 과열 양상으로 보이지만 과거처럼 급등 후 다시 반락하는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1분기에는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고 자본비율도 소폭 하락하겠지만 주가는 꾸준하고 완만히 우상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오는 29일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임시 이사를 열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은 주총에서 “사회적 책임 요구와 홍콩 ELS 고객 손실 등 당면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언급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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