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주총에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안건 없어
- 한때 배당성향 50% 육박...최근 2개년은 무배당
- 김재식 부회장 취임 후 무배당 기조에 불만 쌓여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부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부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 결정은 빠졌다. 앞서 업계에선 배당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안건에는 없었다.

실적은 양호했던 상황에서 주주환원과 관련한 안건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자 주주들은 불만이다. 올해 들어서도 미정이었던 배당 계획이 그대로 흐지부지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재선임 예정인 김재식 부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다. 그간 배당을 하겠다는 언급만 했을 뿐 김 부회장 체제에서 2년 연속 무배당이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 28일 주총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미래에셋생명 이사회는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낸 주요 보험사들과 달리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1월부터 뚜렷한 배당 계획을 밝히지 않은 건 물론 이익 배당 안건은 올라가지도 않았다.

실제로 이번 주총에서는 네이버 사외이사로 선임된 변재상 전 대표이사 등과 관련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건과 김재식 부회장 재선임 및 황문규 대표 내정자 선임이 포함된 이사·감사 선임건,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건만이 다뤄진다.

앞서 정부는 올해 벨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환원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발맞추듯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신한라이프 등 생명보험회사 뿐 아니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배당 성향이 전체적으로 낮아지기는 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당국이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에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은 배당 계획 자체를 반영하지 않았다.


보험사 배당 행렬 속 미래에셋생명 ‘無’


배당성향은 기업이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등으로 지출한 총액을 비율로 나타낸 수치다. 양호한 실적을 낸 보험사들은 당국의 권고 등을 감안해 대체로 배당성향을 낮출 수밖에 없었지만 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최소한 배당결정은 내렸다.

삼성생명은 순이익 증가폭에 비해선 배당성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해 34%에서 올해 35.1%로 올랐다. 배당을 3년 만에 재개한 한화생명은 2019년(20%) 보단 낮은 18.3%, 교보생명은 10%대로 부족하나마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172억원으로 6.1% 소폭 감소했다. 지지난해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실적이 개선됐지만 배당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생명이 처음부터 배당에 인색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결산배당을 시작한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배당을 늘렸다. 당시 배당성향은 50%에 달했지만 2020년 10%대로 떨어졌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는 무배당이었다. 


소액주주, 김 부회장 비판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이와 같은 이사회 행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주주가치 재고를 위한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안건은 없는데 김 부회장 재선임 등의 안건만 있어서다. 김 부회장이 대표가 된 2022년 이후 배당은 없었던 만큼 그는 직접적인 불만의 대상이 됐다. 

한 주주는 지난 21일 온라인 종목토론방 게시판에서 “주총 전자투표를 찍으려는데 대체 뭘 잘했다고 승진하고 뭘 잘했다고 임명받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배당에 대해 언급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은 김 부회장에 대해 비판했다.

이 주주는 “작년에 주주환원에 대해 타박했을 때는 자꾸 정부 핑계를 댔었다”면서 “지금 정부가 일본형태의 배당확대, 자사주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에 세제혜택 등의 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한 시점에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생보사들 중에서도 아주 특이하게 배당이익을 날려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사의 소액주주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사장님이 답변하면서 강력하게 얘기했던 배당과 자사주소각이 이 모양으로 된 책임을 올해 주총에서 반드시 추궁하고자 한다”며 “누군가는 강등당하거나 목이 날아가야 할 상황에 승진잔치를 하고 그걸 주총에서 승인받겠다고 한다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도 했다.

한편 변 전 대표는 미래에셋생명 대표 재직 시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점을 이유로 국민연금으로부터 반대 의견을 받음에도 네이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퇴직금 12억원을 포함한 총 2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게 됐다.

변 전 대표와 지난 2022년 각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 부회장은 지난해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단독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올해에는 대표로 추천된 황문규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 부문 대표(상무)와 투톱 체제를 꾸리게 됐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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