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CEO’ 김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 실적보다는 이사회 경영 강화 기조 속 변화
- DB손보 관계자 “경험 노하우 후배들에 전수”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하게 됐다. 정종표 대표 단독체제가 시작된 지도 1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실적 강화를 위해 이사회 복귀에 나섰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전 영역에 대한 수익성 확보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DB손보는 실적보다는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해 조언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당국이 최근 금융사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흐름과도 관련 있다.


김정남 부회장, 다시 사내이사로


DB손보 김정남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지난 2010년부터 이어온 대표이사직을 13년 만에 내려놓은 셈이다. 김 부회장은 퇴임으로 특별관계자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김 부회장은 사내이사 후보로 재등장했다. DB손보는 지난 22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김 부회장에 대한 재연임을 확정했다. 지난해 김 부회장 사퇴로 취임 첫해 단독 대표가 됐던 정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정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가다가 그해 3월 대표직을 내려놨다. 일신상의 이유로 알려져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그가 함께 맡았던 보험그룹장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쇄신 배경?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다시 사내이사로 나선 상황을 보고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나왔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 건 실적이었다. DB손보가 유지하고 있던 실적 2위 자리를 메리츠화재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정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회사가치 성장을 위한 전 영역 구조적 수익성 확보’를 올해 전략방향으로 거론한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대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위한 채널별 성장전략 추진,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매출 증진 계획 등을 언급했다.

정 대표는 장기보험에서 CSM 확대를 위한 채널별 로드맵을 추진하고 자동차보험은 온라인 매출확대와 오프라인 역신장 최소화 균형성장으로 1위사 시장점유율에 근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보험은 손익구조 개선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 경영 강화 속 “자문 역할”


DB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손보가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김 부회장과 관련해 실적 자체가 가장 큰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해외 자연재해로 장기보험손익이 감소하는 등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을 뿐 삼성화재 다음 최대 CSM을 기록한 점을 보면 영업 경쟁력은 녹슬지 않아서다.

그렇기에 김 부회장의 복귀는 단순히 실적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사회 경영을 강화하는 신호탄으로 비친다. DB손보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인 이사회를 이번 주총을 통해 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 확대에 따른 이사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장기간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며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이사회 운영을 이끌어온 점을 근거로 사내이사 후보자로 제안하고 이사회가 추천했다”라고 언급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도 이와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수년간 각종 금융사고가 이어짐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사 CEO에게 직접 사내 책무구조도 제출 의무를 부과하는 등 금융사에 대한 지배구조법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DB손보 관계자는 김 부회장에 대한 더리브스 질의에 “경영 일선이 아니라 사내이사로 복귀하신 것”이라며 “김 부회장은 (이사회 중심 경영에 대한) 자문 역할로서 그간의 경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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