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주 발행 한도 증액 안건…주식 희석화 위험
- 이사 정원 축소 시 주주 이사선임권 후퇴 우려
- 황영기 사외이사 신규선임 이해충돌 가능성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DG금융투자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잡음이 들린다. 주주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주총회 안건 내용 때문이다.

신주 발행 한도를 증액하는 안건은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신주 발행 한도가 과도하다는 지적에서다. 

이사 규모 자체를 축소시키는 안건 및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하는 안건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각각 주주 권익 축소와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서다. 


신주 발행 한도 증액주주총회 상정 예정


DB금융투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DB금융투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DB금융투자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상정 예정인 신주 발행 한도를 증액하는 안건에 대해 주식 희석화 우려가 제기됐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DB금융투자의 신주 발행 한도가 현재 발행된 주식 총수의 30% 이상이 될 경우 과도한 증액이라는 의견을 냈다.

DB금융투자는 신주에 대한 제3자배정과 일반공모의 발행 한도를 현행 각각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다.

신주의 발행 한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희석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주식의 희석화는 주주들이 보유하는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걸 의미한다.


DB금융투자, 기업‧주주 가치 제고 절실


이사 정원을 축소하는 규정 개정안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의 추가적인 이사선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이 나왔다. 주주 권익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인 개정안은 DB금융투자의 이사 정원을 3인 이상, 5인 이하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기존 정관은 이사를 3인 이상, 9인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권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는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DB금융투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가 절실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이하인 경우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는데 DB금융투자의 PBR은 0.20배에 불과하다.


사외이사 신규선임 이해충돌 우려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황영기 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에 대해선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황 회장이 DB금융투자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자산운용사 이사와 증권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황 회장은 아이트러스트자산운용의 비상임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채권과 주식을 매매하며 펀드를 운용하는데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DB금융투자의 특수관계법인인 DB손해보험은 황 회장이 재직 중인 초록어린이우산재단과 사랑나눔봉사 협약 등 후원과 협력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DB금융투자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사 수를 줄인 것”이라며 “신주 발행 한도를 늘린 것은 업계 사례를 참고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에 대한 이해충돌 우려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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