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그룹 내 최초 여성 사외이사 비중 50%
- 여성 사외이사 선임 2014년부터…여성 직원 문화 조성 적극적
- ESG분야, 환경 트렌드 맞춰 여성 사외이사 선임 분위기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삼성전기가 사외이사로 새로운 인사들을 영입하는 가운데 기존에 있던 남녀 성비 비율은 반반으로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기도 처음부터 여성 사외이사가 동등한 비중이었던 건 아니다. 그간 여성 사외이사는 한 명 정도에 그쳤지만 지지난해부터 삼성 내에서 처음으로 성비 균형을 이뤘다. 

그 비결은 조건을 한정 짓지 않은 선임 방식에 있다. 따로 비중이나 조건을 제한 두지 않자 오히려 능력 있는 여성 인사들이 선임되면서 자연스레 성비 균형이 맞춰진 셈이다.


사외이사 성비 반반으로 유지


삼성전기는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여는 가운데 기존에 있던 이사회 비율을 유지한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지난 2013년부터 이 비율을 유지해왔다.

이번 주주총회는 최재연 컴포넌트사업부 사업부장과 정승일 트러스톤자산운용 고문에 대한 선임을 논의한다. 신규 인사를 선임해도 삼성전기의 사외이사는 현재 남성 2명과 여성 2명으로 구성된 비율을 유지할 예정이다.

이사회를 꾸릴 때 2조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기업은 특정 성별로만 채우면 안 된다는 규정이 지지난해 8월부터 생겼다. 이는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를 그보다 많은 2명 이상으로 구성하는 추세다.


늘어나는 여성 사외이사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전기의 이사회가 처음부터 여성 사외이사와 함께한 건 아니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4년 최현자 전 사외이사를 선임했는데 그는 2020년까지 약 6년간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였다.

최 전 사외이사가 퇴임한 뒤에도 이사회는 여성 사외이사의 맥을 끊지 않았다. 후임자로 계속 여성 사외이사가 임명돼왔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2년부터 이윤정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삼성 그룹 내 최초로 여성 비중이 50%인 이사회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기는 여성 직원을 위한 문화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기는 여성 직원에 대한 역량 강화와 커리어 증진을 위해 여성 리더 양성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0년부터 여성 임원을 매년 배출해왔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진행한 여성 리더들과의 소통간담회에서 “여성 직원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문화와 서로 존중과 포용하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삼성전기와 같이 여성 사외이사에 주목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박상희 교수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며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절반으로 높였다.

삼성전자도 오는 20일 로봇 분야 전문가 한성대 AI 응용학과 조혜경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기아는 MBK파트너스 이인경 부사장(CFO)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기아가 오는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부사장을 선임하면 5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은 여성이 된다. 


삼성전기 “이사 선임과정서 조건 한정 짓지 않아”


삼성전기는 이사회 선임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성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환경법을 전문으로 하는 이윤정 사외이사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ESG위원회는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사용량 절감 등 환경경영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는데 삼성전기는 ▲국내 기업 최초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15년 연속 편입 ▲동종업계 최초 카본트러스트 ‘탄소 발자국’ 인증 ▲지난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대응 평가 중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클럽’ 선정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지난 13일 “환경경영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및 자원순환 활동을 경영활동 및 전략과 연계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ESG경영에 적극적인 자세를 내비쳤다. 

ESG경영이 확산되면서 능력 있는 여성 환경 전문가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는 법적인 문제 뿐 아니라 환경 경영 트렌드에 맞춰 실력 있는 여성 전문가들을 이사회로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이사 선임과정에서 성별, 문화적 배경, 전문 분야 등을 한정 지어 선임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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