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규준 대표, 이달 말 임기만료 후 고문으로
- 흥국화재, 올해 사업계획 경영효율화에 방점
- 송윤상 내정자, 삼성생명 출신 30년 보험 외길

흥국생명 송윤상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흥국생명 송윤상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흥국화재가 안정 속 변화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임규준 대표 대신 흥국생명 송윤상 경영기획실장이 새로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경영효율화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보험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와 전문성이 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송 내정자는 적임자다. 지난 한 해 흥국생명에서 경영기획실장을 지낸 송 내정자는 30여년의 업력과 함께 리스크 관리와 경영기획을 두루 거친 보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임규준 대표, 고문으로


업계는 지난해 선방한 실적과 오너리스크에 따른 조직 안정을 위해 임규준 대표가 연임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이달 말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대표 임기가 만료되면 임 대표는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난다. 약 2년간의 임기를 마치게 되는 임 대표는 고문을 맡게 될 예정이다.

흥국화재는 원칙적으로 매년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되 부득이한 경우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의장으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임 대표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긴급한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효율처리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외이사가 아닌 사람이 의장인 경우 사외이사회의를 소집·주재하는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중 선임한다는 법률에 따라 세무 전문가인 이병국 사외이사는 선임사외이사직을 맡아왔다.


올해 사업계획, 경영효율화


흥국화재는 올해 공격적인 영업경쟁에 뛰어드는 전략보다는 경영효율화에 무게를 싣기로 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내실 다지기가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흥국화재의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올해 사업계획을 기본적으로 경영효율화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수립했다.

세부적으로 임직원 보수를 포함한 인건비는 지난해 말 채용인원 및 자연퇴사율을 감안해 산정됐다. 또한 제로베이스(Zero-Base) 예산편성을 기본으로 소모성 비용을 효율화하고 시스템 고도화 등 경영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예산이 편성됐다.

흥국화재의 실적이 지난해 부진했던 건 아니다. 당기순이익은 3161억4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임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 2022년에도 흥국생명은 1465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36.2% 성장했다.


흥국화재 “전문경영인 다져놓은 초석 레벨업”


흥국화재. [그래픽=김현지 기자]
흥국화재. [그래픽=김현지 기자]

임 대표가 임기 내 호실적에도 고문으로 물러나는 한편 보험 전문가인 송 내정자가 대표로 선임된 건 그만큼 리스크 관리와 새로운 회계제도에 따른 대응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송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현대해상·삼성생명·KB생명 등 주요 보험사에서 핵심 업무를 두루 섭렵한 보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서울대 수학과 학·석사와 한양대 금융보험 박사를 지낸 송 내정자는 재무·기획 분야에 밝고 상품·보상 업무는 물론 리스크 관리에도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내정자는 1993년 대신생명에 입사해 보험업계에 몸담게 됐다. 이후 현대해상과 삼성생명에서 상품개발과 경영기획,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해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 2014년에는 KB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으며 KB금융지주의 보험총괄 업무를 담당해 새회계제도(IFRS17) 관련 업무도 지휘했다.

흥국금융그룹과는 지난 1월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으로 영입되면서 인연을 맺었으며 리스크 관리와 신회계제도 관련 전문성과 실무 경험으로 흥국화재의 대표로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보험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경영효율화가 방점이 됐다”며 송 내정자 선임에 대해 “전문경영인이 다져놓은 초석을 견고하게 레벨업 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계리사 자격도 있으시고 재무나 리스크 관리라든지 새회계제도와 관련해 업계 TF에서도 선두로 관리를 하신 분”이라며 “회계제도가 아직은 정착이 안 된 상황에서 회사가 보다 견고해지기 위해 전문가를 모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올해 보험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송 내정자는 리스크 관리와 신회계제도 도입에 있어 차별화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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