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 지난 1월 18일 IPO 재추진 결의
- 비트코인 호재에 업비트·케이뱅크 가입자 급증
-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48.4% 하락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케이뱅크가 연내 기업공개(IPO) 재추진 의지를 보인 가운데 내실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등이 다시금 급등세를 보이면서 수혜를 입게 됐지만 시장의 등락에 따른 수익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는 IPO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지만 또 다른  하락 국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구불예금에 기반한 수신만 키울 게 아니라 꾸준한 수익 통로가 되는 여신도 충분히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IPO 추진’ 케이뱅크에 비트코인 순풍


케이뱅크. [그래픽=김현지 기자]
케이뱅크. [그래픽=김현지 기자]

케이뱅크는 지난 1월 IPO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지난달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앞서 한차례 몸값 하락으로 상장이 철회됐다 보니 이번 재추진은 연내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던 중 훈풍을 만났다. 케이뱅크의 성장을 견인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비롯한 코인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어서다.

업비트 이용자 증가로 입출금이 가능한 실명계좌를 발급해주는 케이뱅크는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44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3% 늘었다. 앱 설치 건수도 109.28% 증가했다. 

이뿐 아니라 케이뱅크는 지난달 가입 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장외주식 1주당 가격도 상승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케이뱅크의 1주당 가격은 1만7300원으로 전일 대비 0.58% 올랐다.


업비트 예치금 비중 여전히 압도적  


비트코인 돌풍과 업비트 이용이 늘어나는 건 제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에 긍정적이지만 마냥 좋게만 볼 수는 없다. 케이뱅크가 리스크 관리나 내실 강화는 미비한 채 가상자산 관련 자금만 많이 유입되면 전처럼 의존도만 높아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연계 은행의 총수신 대비 가상자산 예치금 비율을 보면 대부분 0.2% 등 소수점 이하인데 케이뱅크만 약 20%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업비트 고객 예치금은 지난해 8월 기준 3조909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예금 수신액의 18%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는 50% 비중을 차지한 2021년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카카오뱅크(코인원) 0.3% ▲신한은행(코빗) 0.01% ▲NH농협은행(빗썸) 0.2%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두드러지는 수치다. 

당시 김 의원은 “가상자산거래소 연계 계좌를 은행으로 제한하고 엄격하게 한 이유는 은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 건전성이나 투명성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함인데 현 상황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도 했다. 


IPO 위한 또 다른 경쟁력 필요 


케이뱅크 가상자산 한도계정 해제(입출금 한도 상향)조건.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 가상자산 한도계정 해제(입출금 한도 상향)조건. [사진=케이뱅크 제공]

이에 업계는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대한 예금 의존도를 낮추고 IPO 추진에 힘을 더하기 위해 여수신 잔액 확보 및 수익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상화폐 저금통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은행업 본연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가상자산이 하락세였던 지난해 3분기 케이뱅크는 당기순이익만 보더라도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당시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감소했다. 가상자산이 조정 국면일 때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증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신잔고는 21조원, 여신잔고는 15조원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수신잔고(17조2361억원)와 여신잔고(12조8083억원)에 비하면 각각 21.8%, 17.1% 성장한 수치지만, 두 잔고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진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는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확보한 요구불예금 고객을 기반으로 여신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성장성을 입증해야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올해 연 10% 금리의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더 크다. 당장 고금리 상품을 내세우며 외형을 키울 순 있지만 IPO 추진 이후에도 동일한 상품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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