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다른 한 도시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

사소한 일이 커다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우리는 ‘나비효과’라 부릅니다. 경제활동 중 코로나19라는 하나의 변수가 시장 전체를 뒤흔든 데에서도 우리는 나비효과를 경험했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하나의 작은 사건이나 사고 등이 기업과 직원,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확대되는 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남양유업 최대 주주가 바뀔 예정입니다.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대법원까지 간 경영권 다툼에서 최종 패소했기 때문이죠.

약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와 이때를 틈탄 무리한 제품 홍보는 결국 남양유업 오너 일가에 ‘독’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직원들은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가니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대체 남양유업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 함께 알아보도록 해봐요.


코로나19로 국민들 ‘힘듦’…남양유업, 제품 홍보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들어할 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어요. 바로 국민들의 힘이 되어주고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감기에도 100% 치료제가 없듯 코로나19를 완전히 잡아줄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았죠.

이때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요. 이 발표와 함께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상승을 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불가리스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죠.

하지만 남양유업의 발표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해요. 그리고 정부는 남양유업 연구가 과장 됐다고 비판하기 시작해요.


뭇매 맞는 남양유업…백기 든 오너일가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의 의약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해요. 임상시험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구와 시험 과정을 말하는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함이에요.

하지만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어요. 이에 정부는 실제 효과가 있는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죠.

이후 남양유업은 식약처와 검찰 등으로부터 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해요. 그리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더 심화되죠.

이처럼 사면초가에 빠진 남양유업은 결국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로 사죄하기 이르러요. 그리고 홍원식 회장은 이때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혀요. 이후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한앤코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해요.


‘왔다 갔다’ 홍원식, 결국 무릎 꿇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 한앤코와의 약속. 하지만 홍 회장은 이 약속이 잘못됐다고 주장해요. 한앤코가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백미당 분사와 처우 보장 등의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죠.

하지만 한앤코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법의 판단을 받자며 소송을 제기해요.

이 과정에서 홍원식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 또 다른 계약을 체결해요. 홍 회장이 한앤코와 소송에서 승소할 시 남양유업 지분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매각하는 조건이었죠.

이 소식을 들은 한앤코는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남양유업과 대유위니아의 계약 이행을 막아달라고 또 소를 제기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앤코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만에 대법원은 홍원식 회장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 중 52.63%를 한앤코에 처분하라고 선고해요.


결국 직원들이 떠안은 ‘걱정’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직장인이라면 회사 주인이 바뀐다는 소식에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을 거예요. 그동안 해왔던 업무 방식이나 동료 직원이 바뀔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특히 사모펀드라면 더욱 직원들이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어요.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회사를 사들여 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전략을 취하거든요.

이에 따라 한앤코가 남양유업 경영권을 넘겨받으면 제일 먼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해요. 이를 통해 일부 임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단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어요. 다만 코로나19 시대에 잘못된 오너의 판단으로, 결국 직원들과 가족들 걱정만 늘게 된 셈인 것은 확실하죠.

직원들의 걱정과 달리 남양유업은 오히려 더 좋아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밥벌이가 달린 문제다 보니 현재로서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할 거예요.

앞으로 남양유업은 어떻게 나아갈까요? 확실한 것은 인재가 없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에요. 특히 남양유업 같이 소비자와 밀접한 B2C 기업은 능력 있는 임직원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날 시 더욱 구렁에 빠질 위험이 있어요. 소문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택함을 못 받을 수 있거든요.

주인이 바뀌는 시점인 남양유업. 향후 남양유업이 어떻게 변화하든 인재와 소비자들에게는 변함없이 사랑받는 기업으로 남겨지길 바라요.

이영진 기자 hoback@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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