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느끼는 경제 뉴스를 ‘어떻게 하면 쉽고 재밌게 그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지?’ 고민했습니다. 이때 생각난 것이 ‘우화‘입니다. ‘우화’는 누구나 어릴 때 접해왔고, 더욱 친근하기에 뉴스를 ‘우화’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우화 in 경제’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기업들의 이슈를 초등학생도 읽고 이해하기 쉽게 동물 이야기에 빗대어 전합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등장인물 : 코뿔소

한 줄 설명 :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코뿔소. 그리고 코뿔소는 한 기업 임원까지 갔지만 결국 실직자가 되고 바이오기업을 창업하게 되는데...


코뿔소, ‘북두칠성’ 만들기까지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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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브스 동물원에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코뿔소가 살고 있어요. 이 코뿔소는 건강하게 자라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 회사에 취업해요. 이후 자동차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긴 뒤 임원이 돼요.

하지만 코뿔소가 다니던 자동차회사의 그룹은 어려워지기 시작해요. 이때 코뿔소는 낙담하지 않고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창업을 계획하죠.

문제는 코뿔소가 사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이에 코뿔소는 동료들과 어떤 사업을 할까 궁리를 하게 되죠.

실업자가 된 코뿔소와 동료들. 그들은 한 오피스텔을 얻어 사업 아이템에 대해 머리를 맞대어요. 이때 이들은 ‘최소한 먹고만 살자’라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사업 분야로 IT 등의 얘기도 나왔지만, 결국 바이오산업이 유망하다는 소리를 듣고 바이오기업을 창업하게 돼요.

재밌는 것은 코뿔소와 동료들은 바이오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에요. 이에 코뿔소는 바이오기업들을 찾아 무작정 이웃 동물원으로 떠나요. 그리고 코뿔소는 바이오기업들의 임직원들을 만나길 원했어요.

문제는 임직원들이 코뿔소를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코뿔소를 알지도 못했던 임직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며 얘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줄 리가 당연히 없었죠.

하지만 코뿔소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무작정 찾아가고 안 만나주면 만나줄 때까지 기다리곤 했어요. 이처럼 간절했던 코뿔소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요? 코뿔소는 한 임직원을 만나 에이즈 백신과 관련된 얘기를 듣게 돼요.

정보를 얻은 코뿔소는 더리브스 동물원에 돌아와 에이즈 백신 사업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요. 그러나 코뿔소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웃 동물원에서 에이즈 백신 사업을 진행 중인 회사를 설득하고, 또 다른 회사에 찾아가 사업 계획을 알리며 투자받기 위해 뛰어다녀요.

힘들게 투자를 받게 된 코뿔소는 회사 이름을 ‘북두칠성’으로 바꾸고, 개발이 덜 된 땅에 공장을 짓기 시작해요. 코뿔소는 이 공장에서 훗날 에이즈 백신이 대량 생산될 것을 기대했죠.


다른 동물들은 ‘싸늘한 시선’…문제는 다른 곳에서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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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더리브스 동물원은 바이오에 대해 무지했어요. 그래서 다른 동물들은 코뿔소가 하는 일에 대해 ‘사기’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또한 에이즈는 치료가 어렵다는 인식도 팽배해서, 더욱이나 사기라고 단정 짓는 동물들도 많았어요.

또한 공장을 다 짓기 시작한 때쯤에는 그동안 진행되던 에이즈 백신 실험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요. 사실상 코뿔소는 공장을 지어도 쓸 수 없었고 그렇게 ‘북두칠성’은 망하게 되는 셈이었죠.

하지만 코뿔소는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돈이 없었던 코뿔소는 여기저기 돈을 빌리며 공장을 결국 완공했어요. 이때도 동물들은 코뿔소를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했어요. 이는 백신 생산이 안 되는데 공장만 지었다는 이유에서죠.

사기꾼 소리 들으며 공장을 완공한 코뿔소의 다음 행보는 공장을 얼른 돌려야 했어요. 그래야 돈을 벌고 빌렸던 돈도 갚으며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코뿔소는 공장을 돌리기 위해 또 여기저기 뛰어다녔어요. 그리고 정확히 공장 완공된 지 3개월 만에 이웃 동물원의 제약회사와 손을 잡게 돼요.

당시 코뿔소는 제약사와 제품 위탁생산(CMO)을 체결했는데, 위탁생산이란 쉽게 말해 특허는 제약사에 있지만 생산만 코뿔소 회사인 ‘북두칠성’에서 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리고 ‘북두칠성’은 CMO 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해요.


코뿔소, CMO 사업 접다


CMO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북두칠성’. 하지만 코뿔소에게는 에이즈 백신을 완성하지 못했던 한이 서려있었어요.

그리고 코뿔소는 CMO 사업을 접기로 계획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연구에 돌입해요. 당시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등의 치료제는 너무 비싸 일반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코뿔소의 ‘북두칠성’은 이 약을 복제한 약을 만들었고, 효능과 효과가 같으면서 가격은 약 40% 저렴하게 팔기 시작해요.

그리고 이 약을 통해 ‘북두칠성’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해요.


하지만…어려움은 계속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통해 ‘북두칠성’은 크게 성장했고, 코뿔소도 큰 부를 얻게 돼요. 그러나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죠.

‘북두칠성’은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예요. 그리고 치료제를 이웃 동물원에 팔기 위해 글로벌 시험에 돌입하자 공매도 세력이 들어와 주가를 흩트려놓기 시작해요.

공매도란 ‘북두칠성’ 주가가 50원이라고 가정할 때, 나는 이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10주를 빌려서 팔아요. 그러면 나는 1원도 들이지 않고 500원을 얻게 돼요. 그리고 10주를 갚아야 할 때가 오면, 50원이었던 주가가 10원으로 하락했을 시 100원(10원 X 10주)만 들이면 10주를 갚고선 나는 400원을 벌 수 있는 것을 말해요.

반대로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죠.

‘북두칠성’은 이 공매도 세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수차례 자사주를 매입해요. 하지만 이 마저도 역부족이었고 결국 소액주주들에게도 원성을 사기 시작해요.

그리고 ‘북두칠성’은 결국 공매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적하에 대기업 주식 시장에 입성해요. 하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었어요.

이후 코뿔소는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치르며 65세 때 ‘북두칠성’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해요. 그리고 코뿔소는 약속대로 회사를 떠나요. 그러나 ‘북두칠성’의 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코뿔소는 물러난 지 약 2년 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해 일을 하기 시작해요.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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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의 지금까지 인생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다사다난’ 일 거예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노력해 한 기업의 임원까지 올라갔지만 회사가 망하며 실직자가 되고, 하고자 했던 일도 풀리지 않았지만 결국 다른 길을 찾아 성공하는.

지금까지도 코뿔소와 ‘북두칠성’은 여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하지만 잡초 같은 코뿔소는 아마 잘 헤쳐나갈 거예요.

이동복 기자 ldb@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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