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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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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현재 삼성그룹을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전 회장 뜻을 따라 이끌고 있는 국면이에요. 이재용 회장이 최근 글로벌 바이오 CEO들을 만나면서 바이오 시장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 이재용 회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 벤터 인큐베이션 회사 CEO 등과 연쇄 회동을 가지면서 ‘제2반도체 신화’ 구현 토대를 마련 중이에요.

이재용 회장이 바이오 CEO들을 만난 것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신수종 사업과도 연관 있어요.

앞서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은 2010년 신수종 사업을 제시한 바 있어요. 신수종 사업이란 ‘새로운 종류의 나무’라는 뜻으로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갈 유망한 새 사업을 뜻해요.


이재용, 바이오 CEO들 만난 이유


[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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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바이오 CEO들을 만난 이유는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함이에요.

이재용 회장은 ①로션으로 익숙한 존슨앤드존슨(J&J)의 호아킨 두아토 CEO ②미국 3대 바이오제약 기업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지오반니 카포리오 CEO ③글로벌 백신 기업 모더나를 만든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의 누바 아페얀 CEO ④미국 생명공학 제약 기업 바이오젠의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CEO ⑤여성 건강 증진에 주력 중인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오가논의 케빈 알리 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어요.

이재용 회장이 5명의 글로벌 바이오 CEO들과 연쇄 회동을 하며 논의한 것은 협업을 더욱 강화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함이에요.


‘어려운’ 바이오산업…하지만


[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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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는 회사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산업이에요. 생산 기술과 R&D 역량 외에도 장기 협력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여서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재용 회장은 삼성과 연관 있는 바이오 회사 CEO들과 만나 협력을 다지길 원하고 있어요.

실제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삼성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J&J는 창립 140여년의 역사를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탑 티어 바이오 제약사로 삼성의 주요 고객이에요. 또한 BMS는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를 함으로써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기업이에요.

아울러 플래그십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서 삼성과 mRNA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 위기 극복에 함께 기여했으며, 현재 양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 및 육성에도 함께 힘을 쏟고 있어요. 이 외에도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지만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현재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죠.

삼성은 약 10년 전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들과 협업하며 글로벌 1위 CDMO 기업으로 도약한 바 있어요.

CDMO란 위탁개발생산으로 바이오 사업에 필요한 연구개발→임상→제조 등 모든 과정을 서비스해 주는 것을 일컬어요. 이렇게 되면 신생 회사들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CDMO를 통해 임상부터 생산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되죠.

이 모든 것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고 있고요.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많은 바이오업체들과 CDMO 계약을 맺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진행 중이에요.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수주액은 1조7835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사장 취임 전인 2019년 3084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어요.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4공장을 부분 가동하기 시작했고, 약 2조원을 투자해 5공장 건설을 계획했죠. 현재 4공장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5공장 건설 계획을 세운 것은 CDMO 수요를 더 받고 타 기업과의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기 위함이에요.


‘고(故) 이건희’ 삼성, 바이오 담긴 5대 신수종 사업 발표


[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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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전 회장이 이끌던 삼성그룹은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한 바 있어요. 2010년 5월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①태양전지 ②자동차용 전지 ③LED ④바이오·제약 ⑤의료기기. 5대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한다는 신수종 사업을 발표해요. 특히 삼성그룹은 2020년이 되면 5개 사업의 매출이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해요.

당시 삼성그룹은 신수종 사업 발표와 함께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해요. 삼성SDI는 2011년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태양전지 사업을 인수하고 경쟁력 강화를 꾀해요. 하지만 삼성SDI는 태양전지 사업에서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을 접기로 해요.

또한 삼성전자는 삼성LED를 2012년 흡수합병하며 LED사업부 세우고 시너지 극대화를 계획해요. 그러나 중국의 저가 공세와 동반성장위원회의 LED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으며 사업부에서 사업팀으로 축소해요.

다만 ▲자동차용 전지 ▲의료기기는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예요. 자동차용 전지를 맡고 있는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난해 매출 20조1240억원을 기록해요. 이는 전년대비 48.5% 증가한 수치예요.

아울러 의료기기를 담당하는 삼성메디슨은 지속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울상을 지었지만, 지난해 매출 4851억원, 영업이익 834억원을 기록하며 환호를 짓고 있어요. 이는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전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이에요.

하지만 바이오·제약 부분은 달랐어요. 삼성그룹은 나머지 네 분야(①태양전지 ②자동차용 전지 ③LED ④의료기기)가 힘들거나 나름 괜찮을 때,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후 거듭된 매출 상승의 맛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해요.


이재용 회장, 바이오 ‘PICK’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이 남긴 5대 신수종 중 현재 삼성을 크게 웃음 짓게 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제약이에요. 그리고 이재용 회장은 미래를 알고 있듯이 2021년 향후 3년간 투자 계획에서 바이오·제약 분야도 언급해요.

당시 이재용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 향후 투자해 5공장을 넘어 6공장까지 건설하고 백신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한다는 뜻을 밝혀요.

그리고 이재용 회장은 바이오·제약을 삼성그룹의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려고 해요. 이에 이 회장은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성공 ND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라고 말하기도 해요.

고(故) 이건희 전 회장이 약 13년 전 말한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 그리고 뒤를 이어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이들 부자(父子)가 바이오를 낙점하며 삼성그룹의 투자는 바이오 등에 쏠리고 있는 시점에, 향후 우리는 삼성을 어떤 회사로 기억할지 궁금해지네요.

이재용 회장은 바이오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

이동복 기자 ldb@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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