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10만주 중 59프로 임원 이상 차지…1인당 최소 8만주
서호성 대표 스톡옵션, 카뱅·토뱅 능가 수준…직원 1명당 평균 4천주
직원 측 “힘들 때 고생한 직원들 업적 과소평가…새로 온 임원들 과잉 지급”
사측 “공식 입장 어려워”…성과 및 동기부여 차원으로 개인까지 고루 분배 노력

케이뱅크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사진=케이뱅크 경영공시]
케이뱅크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사진=케이뱅크 경영공시]

케이뱅크가 무늬만 그럴듯하게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실상은 대표와 임원진에게 그 보상이 크게 쏠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직원 320명에 210만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행사 가격은 주당 6500원으로 기본 조건은 의무복무기간 2년 재직, 자기자본 2조원과 법인세 차감전 이익 1000억원 이상 달성이었다.

다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허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시 이후 “케이뱅크가 직원 320명에게 210만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보도가 이뤄지자, 이와 관련된 게시 글 작성자와 직원들로 추정되는 댓글들을 통해 불만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지난 15일자 게시 글에서 작성자는 “마치 언론 기사에서는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말장난”이라며 “전체 210만주 중 59퍼센트를 임원들끼리만 나눠 갖고 나머지 떨거지만 전 직원에게 나눠주면서 선심 쓰는 척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그 59퍼센트를 가져가는 게 이 회사에 온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한 일이 뭔지도 모르겠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작성자는 케이뱅크의 성장 공로가 경영진에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계좌 발급 제휴에 있다고 꼬집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를 통해 지난 1분기만 해도 50억원의 수수료를 거둬들인 바 있다. 이는 시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걷어 들인 수수료 수익 중 최고치다. 케이뱅크는 이같은 수익원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난해 4조3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9조4134억원으로 117% 성장했다.

더 나아가 이 작성자는 이 스톡옵션은 임원이 아닌 오랜 시간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돌아가야한다는 주장이다.

작성자는 “이 스톡옵션이 문제가 되고 케이뱅크 내부에서 분노가 터져나오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법 침몰 등으로 흔들리고 힘든 시절의 케이뱅크를 지금까지 지켜오고 버틴 것은 이제 막 합류한 임원들이 아닌 직원들이기 때문에 그 과실 또한 임원이 아닌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케이뱅크 내부는 지금 스톡옵션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공시에 따르면, 스톡옵션을 받은 320명 중 일반 직원 311명은 총 125만 주를 부여받아 1인당 평균 4000주를 받게 된다. 반면 사내이사와 책임자급 9명은 총 85만주를 받게 되며 1인당 최소 8만주에서 10만주가 부여된다. 이는 일반 직원 대비 20~25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욱이 지난 2월 취임한 서 대표는 최소 2년의 재직 기간 내 자기자본 2조원 및 법인세차감전이익 1000억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시 최대 90만주를 스톡옵션으로 받게 된다. 이는 부여일 이후 근속월수를 60개월(5년)로 나누고 90만주를 곱한 값이다. 다만 이 90만주는 대표가 2년 내 목표를 달성하고 5년을 근무해야 받을 수 있다. 

작성자는 “사실 케이뱅크가 여기까지 온건 ‘코인 신’의 은총이었을 뿐 경영진의 대단한 전략이 먹힌 건 하나도 없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 와중에 업비트 협력은 저 스톡옵션을 몽땅 가져간 현 임원들의 업적도 아닌데, 토스뱅크(대표 9만주)와 카카오뱅크(대표 52만주)의 성공을 이끌었던 임원들보다도 서 대표는 현저하게 많은 스톡옵션을 받고(대표 90만주) 반 이상의 스톡옵션을 임원들에게만 부여하고도 마치 전 직원과 나누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의 통화에서 “공식 입장을 따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모두가 다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 하더라도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케이뱅크 측은 비중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최대한 골고루 많이 받았으면 하는 취지였다는 점에서 다른 인터넷은행과는 차이가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카카오뱅크도 특정 소규모 그룹에게만 스톡옵션이 부여가 돼 문제가 됐고 토스도 일부만 스톡옵션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케이뱅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받는 것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케이뱅크가 스톡옵션을 도입한 것은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도 있지만 향후 앞으로 성과를 더 내야하는 상황에서 동기부여 차원도 포함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이번이 끝이 아니라 추가적인 스톡옵션 도입이나 성과급을 계속적으로 마련한다는 게 케이뱅크 측의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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