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증권, 지난 6일 옵션 모의체험 등 이벤트 잠정 중단
- 내달부터 해외 선물‧옵션거래 사전 의무 교육 시행 예정
- 토스증권 관계자 “옵션 서비스 개시 시기 미정”
토스증권이 옵션거래를 개시하기로 계획했던 시기를 잠정 연기했다. 출시 전부터 우려가 나왔던 파생상품에 대한 모의체험을 진행하자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토스증권은 옵션거래에 대한 투기적 투자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쉬운 금융을 표방하는 광고가 자칫 무한대 손실을 낼 수 있는 옵션거래에 대한 접근성을 지나치게 낮출 수 있어서다.
사용자환경(UI)이 간편한 건 토스의 특장점이지만 파생상품은 진입장벽이 높아야 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초보 투자자가 쉬운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투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함이다.
옵션 모의체험 잠정 중단
“해외옵션은 1달러부터 투자가 가능해요. 가격이 크게 움직여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커요.”
토스증권에서 지금은 중단된 옵션 모의체험 화면에 표현된 문구다. 토스증권은 지난달 28일 이후 고객 사전 신청을 받아 지난 3일부터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옵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었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토스증권은 지난 6일 옵션 모의체험 및 추가 사전 신청 등을 잠정 중단했다. 본래 이달 중순에 옵션거래를 개시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미뤄졌다.
토스증권이 준비해 오던 옵션 서비스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한 건 광고 때문이다. 고위험 상품인 옵션을 마치 누구나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한 광고 문구가 지적받으면서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옵션을 이벤트로 걸어놓는 건 너무하다”, “옵션을 아무것도 아닌 척 접근하기 쉽게 만들다니”라는 등의 반응이 포착됐다.
국내 선물‧옵션거래 시작 전 사전 교육 필수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옵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공식화한 후 옵션거래에 대해 쉬운 설명을 제공해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있었다. ‘쉬운 금융’을 내세운 토스증권은 지난해 11월 미수거래를 외상거래로 이름을 바꿔 당국으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았다.
옵션거래는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계약이다. 옵션 매수는 손실이 제한적이지만 이와 반대로 옵션 매도의 경우 무한대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
A증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선물‧옵션을 처음 거래할 경우 투자자는 ▲계좌개설 ▲투자성향 확인 ▲위험고지 ▲사전교육과 모의거래 이수 ▲기본예탁금 입금 등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철저하게 상품에 대한 인지가 확인돼야 거래가 가능하도록 단속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성향은 초고위험인 경우만 선물‧옵션 거래가 가능하며 거래 전 직원이 위험을 고지하는 순서도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선물‧옵션을 거래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적격투자자제도에 따라 파생상품 사전교육 및 파생상품 모의거래를 이수해야 한다.
다만 거래를 시작하기 전 위와 같이 사전 교육이 필요한 건 국내 선물‧옵션거래만이 해당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선물‧옵션거래에 대한 사전 의무교육은 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옵션거래, 진입장벽 있어 아무나 투자할 수 없어”
토스증권이 내놓은 서비스는 해외주식 옵션인 데다 실제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가 사전 교육을 이수할 필요는 없다. 또한 토스증권은 옵션 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고객이 파생상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모의거래 및 지원금을 통한 투자 체험과 학습 컨텐츠 등으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토스증권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리스크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핵심 정보를 제공하며 등락 알림 기능을 통해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토스증권은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옵션거래에 대한 진입장벽은 높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접근성을 높이는 건 좋지만 투자자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파생상품은 전문 투자자들한테만 허용이 된 것”이라며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어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어서 아무나 들어와서 투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더리브스와 대화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옵션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접근성이 좋은 건 장점이지만 투자자 보호가 너무 미미하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일반 주식처럼 생각하고 거래하는 경우가 생길까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점에선 아예 (옵션을) 권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토스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옵션 서비스가 개시되는 시기는 미정”이라며 “의견들을 보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