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분기 기준 예상 킥스비율 179.9%
- 캐롯손보와 자산 차이 55배…자본 영향 미미
- 합병 목적 ‘시너지’…디지털 기반 신규 영역 진출 기대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2분기 자회사였던 캐롯손해보험 인수금액을 반영하면서도 자본건전성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했다.
자본 규모가 애초에 큰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한화손보는 어려운 업황에도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하며 우려는 덜었다. 특히 신계약에선 유의미하게 질적·양적 개선을 이뤘다.
캐롯손보로부터 넘겨받게 된 결손금 부담은 있지만 향후 전략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캐롯손보가 취급해온 자동차보험 다이렉트(비대면) 영업 등 채널을 확장하는 측면에서다.
한화손보, 2056억원에 캐롯손보 인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 4월 24일 이사회 결의로 그달 29일 캐롯손보 주식 2586만4084주를 2056억3923만원에 취득했다. 이는 한화손보의 자기자본 2조9530만원 대비 6.96%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식 취득 결과 한화손보가 보유하게 된 캐롯손보의 소유주식수는 5920만1761주이며 지분 비율은 98.3%가 됐다. 흡수합병 전 기존 지분율은 59.8%다.
한화손보가 캐롯손보 인수로 자본구조에 받을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으나 이는 기우였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한화손보와 캐롯손보가 19조7527억원, 3607억원으로 약 54.8배 차이가 나는 만큼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미미했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한화손보의 지급여력(K-ICS)비율은 173.8%였으며 올해 1분기 수치는 182.5%였다. 캐롯손보 지본 인수금액을 반영해도 2분기 비율은 전분기 대비 약 2.5% 떨어진 179.9%가 될 예정이다.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는 수치다.
신계약 CSM 대폭 성장
한화손보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했다. 실손 청구가 늘어나면서 예실차 손실이 발생하고 장기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19.8% 가량 줄어드는 등 보험손익이 주춤한 영향이다.
보험손익이 부진한 건 업계 전반적으로 상황이 비슷하다. 경쟁이 심화된 데다 저심도 다빈도 담보가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익이 악화한 점도 주요 경쟁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다.
그럼에도 신계약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2분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전년 대비 55.7% 오른 2619억원을 기록한 데 주목했다. 월납 규모도 같은 기간 30.4% 성장했으며 CSM 배수도 11.8배로 지난해 2분기 9.8배에서 꾸준한 상승세다.
다소 아쉬운 2분기였지만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1분기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은 2226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304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폭이 크지 않은 만큼 자본건전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
NH증권 정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한화손보는 자녀보험 상품 출시를 통해 2분기 수준의 신계약 CSM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합병 이후와 관련해서는 “소폭의 재무적 부담은 있겠지만 디지털 채널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캐롯손보와 시너지 기대
한화손보가 내달 10일 품게 될 캐롯손보는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손실은 658억원이었으며 순손실도 662억원을 기록했다. 캐롯손보는 3차례 유상증자로 4055억원을 조달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3500억원이었다.
하지만 캐롯손보가 가진 성장 잠재력은 과소평가되기 어렵다. 지난 2019년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로 설립된 캐롯손보는 주행거리에 따른 보험료를 지불하는 퍼마일 상품을 처음 출시하는 등 자동차보험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왔다.
한화손보는 이같은 캐롯손보의 잠재력을 십분 활용할 예정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이 보유한 온라인채널(CM) 경쟁력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 합산 자동차보험 매출은 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향후 5년 내 2조원 수준 달성이 목표다.
특히 합병을 통해 한화손보가 취득할 가장 큰 자산은 캐롯의 젊은 고객군이다. 한화손보는 캐롯 출범 이래 대면/텔레마케팅(TM) 채널에 영업을 집중해왔는데, 이번 합병 이후 캐롯이 보유했던 2030디지털 고객층을 자사 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화손보는 장기보험 상품군도 CM 채널로 확장하며 고객 DB를 기반으로 대면 및 TM채널 장기보험 매출까지 동시 성장시키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이번 합병은 캐롯손보가 축적해 온 디지털 보험 역량을 한화손보 중심으로 통합 및 고도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다양한 영업 채널과 상품 포트폴리오 정교화를 통해 신 성장 엔진을 구축하고 손보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