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B금융,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기록…주가 최대 20% 뚝
- 은행업 중 가장 높은 PBR…밸류업·배당 기대감에 하방 압력
- 자사주 매입·소각 시 오버행 우려…JB금융 관계자 “금융위와 논의 중”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JB금융지주가 지난해 JB우리캐피탈 선전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금융지주 중 가장 큰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흐름이다. 금융지주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높았던 JB금융은 주가에 이미 밸류업 정책 관련 기대가 반영됐다.

불투명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야기하는데 실행해도 문제다. 대주주 지분 변동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있어서다.


JB금융 호실적 주역인 JB우리캐피탈


J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77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6%와 13.0%로 금융지주 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JB우리캐피탈 성장이 두드러졌다. JB우리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2239억원으로 전북은행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 당기순이익은 1860억원이었으며 광주은행은 2908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공개했다. 내년까지 ROE 13% 이상으로 유지하고 주주환원율은 45% 확대, 현금배당성향도 28%로 고정하겠다고 제시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비중도 늘릴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선반영 된 기대감…JB금융 주가 제한 요인


지난 18일 기준 JB금융지주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지난 18일 기준 JB금융지주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JB금융은 호실적과 공격적인 밸류업 계획을 내놨음에도 주가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7일 JB금융 주가는 장중 2만25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3일에는 1만6200원까지 떨어지면 한 달 새 20% 급락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흐름이다. JB금융 주가는 지난해 금융지주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밸류업 및 배당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금융지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PBR을 유지해온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컸다. 

지난 18일 기준 JB금융의 PBR은 0.65배로 지난해 3월 말(0.56배)보다 1배 가량 상승했다. 같은 날 주요 금융지주인 KB금융의 PBR은 0.53배, 신한지주는 0.44배이며 지방 금융지주인 BNK금융과 DGB금융은 각각 0.35배, 0.25배 수준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도 JB금융의 주가 하락을 ‘기대감 선반영’으로 해석했다. 최 연구원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JB금융이 은행주 중에서 밸류에이션상으로 가장 비싼 은행”이라며 “업종 내 많이 오른 종목은 더 많이 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리포트에서도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오랜 기간의 주가 상승으로 업종 내 가장 높은 PBR로 거래 중이던 JB금융에 하락 압력이 더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오버행 우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부른 지배구조 변화


JB금융 주가가 최근 1만7000원대까지 회복됐지만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밸류업 정책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예정돼 있지만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의 대량 매도(오버행)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대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율은 15%다. 지난해 하반기 JB금융이 매입한 자사주 300억원 중 200억원이 지난달 소각되면서 전체 주식 수가 줄었고 그 결과 대주주의 지분율은 상승했다.

하나증권 최 연구원은 “삼양사와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율은 기존 14.75%, 14.18%에서 각각 14.84%, 14.26%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 연구원은 JB금융이 올해 JB금융이 1100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며 “기보유한 자사주를 전략 소각하고 올해 매입한 자사주도 소각한다면 두 주주의 지분율은 각각 15.67%, 15.06%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하면 할수록 주요 대주주들의 지분율은 15%를 초과할 수밖에 없단 얘기다. 다만 지방금융지주들에 대해선 동일인 보유 주식 한도가 15%로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각 주주들은 15% 초과 시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JB금융 관계자는 오버행 우려에 대한 더리브스 질의에 “삼양사와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이 15%를 초과하는 경우 의결권은 제한되지만 지분은 보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금융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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