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절차 개시…메리츠금융 선순위 대출 1조2000억원
- 메리츠금융, 홈플러스 부동산 담보…61개 점포 감정가액 5조원
- 한신평, 메리츠금융 계열사 전반 연계된 위험 자산 익스포저 높아
홈플러스가 사실상 유동성 문제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을 회수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에 대출을 내주면서 잡은 점포 담보물들은 대부분 우량 자산이다. 담보 가치가 대출금보다 높아 회수에 지장이 없을 걸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위험 자산 익스포저는 그만큼 늘어난다.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나 위험 인수성향과 단일 차주에 대한 그룹 전반의 신용집중위험이 높아서다.
회생절차 개시한 홈플러스…메리츠금융 주 채권자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잠재적 자금 이슈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업계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소식은 유통업계와 금융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홈플러스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해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판매한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한 일반투자자들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권 익스포저는 1조4000억원이며 이중 메리츠금융만 해도 1조2000억원으로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그리고 우리은행 익스포저는 1000억원 수준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을 실행했다. 최초 대출원금은 메리츠증권이 7000억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3000억원이다.
메리츠금융, 자금 회수 문제 없어
메리츠금융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출 만기가 앞으로 2년은 남았기 때문에 그룹이 당장 체감하는 유동성 부담은 없고 나아가 자금 회수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금융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에 실행된 대출금을 회수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표명했다. 메리츠금융 3사가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채권 1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탁사의 담보가치는 약 5조원으로 평가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이 담보로 가지고 있는 홈플러스 점포 61개의 감정가액 합계는 약 4조8000억원이다. 대출잔액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이 약 25% 수준이기 때문에 메리츠금융이 최종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적다.
메리츠금융은 해당 61개 점포에 대한 대출의 1순위 수익권자인 만큼 자금 회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우선 수익권 설정 규모는 대출원금의 약 120%에 달한다. 대출 담보로는 차주 주식 1순위 근질권, 임대차보증금 수취 계좌 및 보험금 수취계좌에 대한 1순위 근질권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수익권자로서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와 상관없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는 즉시 담보처분권을 부여받는다. 수익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험 자산 익스포저 높아…잠재 리스크 고려 필요”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해 금융권 익스포저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한신평도 주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이 받을 수 있는 신용도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신평은 메리츠금융 내 자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와 부실 위험이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 등 위험 익스포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그룹 내 위험 자산의 익스포저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메리츠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기가 저하된 최근에도 국내 기업에 대해 거액의 담보부대출을 통해 위험 자산을 지속적으로 인수하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또한 담보권을 설정하고 높은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등 신용위험을 보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일 차주에 대한 거액 신용집중위험을 계열사 전반에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한신평 윤소정 수석연구원은 “기업금융 부문에 내재한 높은 위험 수준 대비 우수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룹의 신용위험 관점에서 높은 위험 자산 익스포저에 내재한 잠재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