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산실적 추가 충당금 반영에 순이익 감소 불가피
- 연체율 상승 부담에도 한신평 “신용도 영향 제한적”
- 팩토링 자산 취급 업계 평균↑…리스크 관리 강화 必

롯데카드. [그래픽=김현지 기자] 
롯데카드. [그래픽=김현지 기자] 

롯데카드가 최근 발생한 팩토링 대출 부실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결산에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실적 감소는 불가피해졌다.

부실에 따른 예상 손실액은 당기순이익에 비춰볼 때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지만 자본 대비로는 롯데카드가 감내 가능한 규모다.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대출성 자산 관리 부담이 커진 건 부인하기 어렵다. 롯데카드는 해당 자산 비중이 높은 편인 만큼 자산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돼 관리 강화 노력이 이전보다 요구될 전망이다.


팩토링 충당금, 4분기 반영


롯데카드가 취급한 소매 렌탈업체 팩토링 대출채권에서 지난달 786억원 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예상 손실 규모는 약 381억원이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추가로 쌓을 대손충당금 규모는 37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 결산 실적에 반영돼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예정됐던 충당금은 6억원으로 이번 손실 발생 영향이 큰 셈이다.

팩토링은 기업이 가진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정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리는 서비스다. 롯데카드는 올해 초 해당 팩토링 채권의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가능성을 인지했으며 이후 감독당국 보고 및 현장검사가 실시됐다.

지난달 완료된 금감원 현장검사 결과 이번 부실은 내부 심사과정 중에 발생해 배임 또는 횡령 사고는 아닌 걸로 파악됐다. 렌탈업체가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 과도한 신용 공여가 이뤄진 게 문제였다.


자본 대비 손실 비중 1.1% 수준…“신용 영향 제한적”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팩토링 대출채권 보유 규모는 약 6500억원으로 이번 부실 규모는 약 12.1% 비중을 차지한다.

예상 손실액 381억원도 최근 롯데카드의 3년 평균 당기순이익의 19% 수준으로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규모가 1194억원임을 고려하면 이번 대손비용 인식에 따른 연간 ROA(총자산이익률)는 약 0.2%p 감소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된다. 한신평은 손상 반영 전 잠정 자본이 지난해 기준 3조6000억원으로 이에 비해 손실분은 1.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감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기다리는 롯데카드에 연체율 상승은 부담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채권 및 그 미만 연체가 반영된 실질연체율은 1.5%인데 이번 부실로 연체율은 0.3%p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영업자산 성장전략 지속할 경우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


롯데카드와 카드사 합산 대출자산 추이. [사진=한국신용평가 제공] 
롯데카드와 카드사 합산 대출자산 추이. [사진=한국신용평가 제공] 

연체율을 감안하면 건전성 관리는 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카드업권 전반적으로 결제자산의 채산성이 저하됨에 따라 롯데카드도 대출성 자산을 크게 늘려왔다. 지난해 9월 말 롯데카드의 대출성자산 비중은 43%로 업권 평균(41%)을 상회한다.

롯데카드는 특히 기업대출 위주인 대출자산이 많아 영업자산의 리스크 수준이 다소 높다. 한신평 노효선 연구원은 롯데카드가 취급하는 기업대출 관련 “건당 실행금액이 카드자산 및 할부·리스 자산들 대비 크기에 1건의 부실 발생시 건전성 및 수익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카드업권에 비해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롯데카드는 지난 2022년까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이 많았으나 이에 대한 부실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취급을 축소했다. 대신 지난 2023년부터 확대한 게 팩토링 자산인데 경기 악화 등으로 리스크가 커졌다.

롯데카드의 팩토링 자산은 2021년 말 198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6326억원으로 연평균 36% 성장세였다. 전체 영업자산에 비해선 지난해 9월 기준 팩토링 자산도 2.8% 비중으로 작지만 업계 평균이 0.0-0.4% 수준임을 감안하면 팩토링 자산 취급 수준이 다소 높은 편이다.

노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향 추세에 따라 조달금리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대출성자산 취급이 확대된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수준이 강화되지 않아 대손부담이 증가하는 경우 신용도상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노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 6000억원 발행을 통해 지난해 말 레버리지는 약 6.8배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추정되나 여전히 업계 평균 5.7배를 크게 상회한다”며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영업자산 성장전략을 지속할 경우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롯데카드는 이달 말 결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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