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영업이익‧순이익 1조원 이상 달성
- IB 전년 대비 262% 늘어…운용 82% 증가
- 캐피탈‧부동산신탁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환차손 등 비용이 크게 발생한 가운데서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은행(IB)과 운용 부문이 최대 200% 성장한 수익을 기록하면서 호실적을 이끈 결과다. 지주 실적도 뒷받침되면서 당기순이익이 47%나 늘었다.

다만 자회사 사이에선 격차가 더욱 벌어진 모습이다. 지주 실적을 견인한 증권과 달리 캐피탈과 부동산신탁 등은 수익이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더뎠다.


1500억원 손실에도 3년 만에 1조 클럽


한투증권의 지난해 성적은 시장이 기대한 수준을 미치지 못했다. 환율 급등으로 한투증권이 보유한 달러채와 관련한 약 800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이밖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충당금이 약 200억원 인식됐으며 해외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 약 500억원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한투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837억원, 1조1123억원으로 모두 ‘1조 클럽’에 진입했다. 각각 전년 대비 93,3%, 86.5% 증가한 수치다. 

한투증권이 ‘1조 클럽’에 복귀한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조원 이상을 달성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중에서 당기순익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1조원을 넘은 곳은 한투증권뿐이다.


IB‧운용‧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 개선


한국투자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국투자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전 영업 부문 중에서 IB 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262.3% 성장하면서 순영업수익 중 운용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IB 수수료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4632억원, 기업여신 관련 이자수익은 79.3% 증가한 169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운용 부문 수익도 82% 늘어난 7237억원을 남겼다. 채권 운용이익이 확대했으며 배당금 및 분배금 수익은 3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11.6%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20.4% 증가한 3453억원을 남겼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각각 6.2%, 63.4% 늘어난 3023억원, 1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영업 부문의 활약 덕분에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대비 46.8% 증가한 당기순이익 1조391억원을 달성했다. 지주 총자산은 전년 대비 13.9% 증가한 109조2000억원이며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4%로 2.7%p 늘었다.


“관리능력 측면에서 아쉬운 실적”


증권을 제외한 지주 자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나란히 적자전환했다.

한투캐피탈은 부동산과 관련한 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순익 2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7% 감소한 수치다. 한투부동산신탁의 순익은 같은 기간 43.6% 감소한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만해도 423억원 순익을 남겼지만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다만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 충당금 440억원이 환입되면서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한투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534.2% 증가한 순익 480억원을 남겼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캐피탈과 부동산신탁 자회사의 실적은 충당금 부담으로 부진했지만 저축은행 자회사의 충당금 환입 440억원이 반영되며 연결 순이익을 방어했다”라면서도 “비경상요인이 주요 요인이었지만 관리능력 측면에서 아쉬운 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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