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보험·투자익 견인에 순익 2조원 기록
- 배당 기대 높인 삼전 매각 및 자사주 소각
- 자회사 편입 신청에 삼성화재·생명 주가 탄력
삼성화재가 손해보험 업계 최초로 지난해 2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장기보험과 투자이익이 실적을 크게 견인한 결과다.
이같은 실적에 기반해 삼성화재가 지난달 이어 다시 언급한 주주환원 계획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일정을 구체화하면서 시장은 사측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사주 소각 추진에 따른 지분율 변동으로 대두된 삼성생명으로의 자회사 편입 가능성은 현실화되고 있다. 결정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주가는 탄력을 받고 있다.
순익 2조원대 손보사 ‘처음’
지난 12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는 영업이익이 2조7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성장했으며 지배주주지분순이익도 14.0% 성장한 2조736억원을 기록했다. 순익 2조원대에 진입한 손보사는 삼성화재가 최초다.
장기보험은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익 증가와 안정적인 예실차 관리로 누적 보험손익 1조57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보유 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7711억원 증가한 지난해 말 14조739억원으로 뒷받침이 된 건 안정적인 신계약 CSM이다. 신계약 CSM은 신상품 경쟁력과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 확대에 힘입어 월평균 28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익은 보험요율 인하와 매출경쟁 심화로 전년 대비 49.6% 감소한 960억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흑자다. 일반보험은 국내 및 해외 사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수익이 전년대비 10.3% 증가했으나 고액사고 증가로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대비 13.9% 줄었다.
일부 부진을 상쇄한 건 압도적인 투자이익이다. 누적 투자이익은 2조6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 보유이원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채권 교체와 고수익 자산 투자로 이자 수입과 대체투자 등 평가익이 늘면서 투자이익률도 3.22%로 전년 대비 0.42%p 올랐다.
삼전 지분 매각 및 자사주 소각 구체화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실적 공개와 함께 다시 언급하면서 주주환원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주주환원율은 오는 2028년까지 50%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며 오는 4월부터는 보유 중인 자사주 136만주도 소각할 계획이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보유 자사주 소각을 내달 주주총회 결의와 4월 중 추진으로 명확히 한 점에 대해 불확실성 완화와 회사 의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움증권 안영준 연구원도 실적 안정성과 주주환원을 모두 최상위 수준으로 보고 손보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삼성화재가 삼성생명과 함께 지난 12일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한 조치도 배당 확대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생명은 전자 지분 약 425만주를 약 2337억원에, 삼성화재는 74만주를 약 408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10일 종가 기준 장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진행됐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주식 보유 한도를 10%로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지만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강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의 경우 1만9000원, 배당성향은 39%으로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평가했지만 올해에는 삼성전자 지분매각을 반영한 320원을 포함해 DPS가 2만1300원, 배당성향은 42.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생명, 13일 자회사 편입 신청
업계 내 압도적인 주주환원이지만 삼성화재는 자사주 소각 문제로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이라는 변수를 맞이하며 이목을 끌었다.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까지 낮추면 최대주주 지분율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현재 지분율이 14.98%인데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지분율이 보험업법상 한도인 15%를 초과하게 된다. 해당 법규상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회사만 1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은 오는 20일 실적 발표 예정일에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여부를 밝힐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지난 13일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했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지 않을 경우 예상됐던 또 다른 선택지는 일정 지분 매각이다. 다만 이 경우는 삼성전자 지분이 희석되고 미래에 받을 배당도 줄어든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은 빠른 결정으로 시장의 우려를 낮춘 동시에 보다 유리한 선택지를 택한 셈이다.
앞서 삼성화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자회사로 편입돼도 사업 운영이나 거버넌스 측면에서 변하는 건 없으며 지금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생명도 지분율 기준 변화에 따른 조치일 뿐 경영상 간섭이 커지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회사 편입 신청 소식 이후 14일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오전 9시 50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6.44%, 4.46% 오른 37만4500원, 9만5800원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오전 11시 17분 기준 9만7100원으로 7.89% 증가해 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