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860억원…전년比 23% 상승
- 보통주자본비율(CET1) 12.08%…당국 권고치 충족
- 실적 이끈 우리은행…ABL·동양생명 인수 아직 불투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 3조원을 넘어섰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배당 규모도 역대 최대다. 호실적과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기조에 따른 결과다. 특히 우리금융은 은행지주 최초로 비과세 배당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하루 새 6% 급등했다.

비은행 강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10%에 못 미쳤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은행 덕에 우리금융, 순이익 3조원 돌파


당기순이익 추이.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당기순이익 추이.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이 지난 7일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연간 순이익으로 3조원을 넘어선 건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순영업이익은 10조44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6.1% 늘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에도 우량기업 중심의 견조한 대출성장이 이자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연간 1.6%, 41.9% 개선됐다.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4분기 누적 기준 42.8%로 전년 대비 0.7%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p 증가한 9.34%를 기록했으며 순이자마진(NIM)은 1.44%로 0.12%p 하락했다.

우리금융이 순이익 3조원을 넘어선 데는 우리은행의 역할이 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3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우리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이며 3조원대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당 규모 점차 확대 전망


주주환원 추이.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주주환원 추이.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배당 규모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자본비율 개선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08%로 당국의 권고치인 12%를 넘었다.

우리금융 이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결산배당을 주당 660원으로 결의했다”라며 “분기 배당 540원을 포함 시 연간 1200원에 해당하며 주당배당금(DPS) 기준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배당 수익률 또한 7% 후반대로 예상되며 업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리금융은 올해 결산배당부터는 비과세 배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주주들에게 배당소득세 감면을 약속한 셈이다. 이는 국내 은행지주 중 최초다. 

증권가는 우리금융의 비과세 배당계획을 높게 평가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RWA) 축소를 통해 CET1 비율을 상승시켰다”라며 “(향후) 비과세 배당은 고배당 매력을 한층 더 향상시킬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충당금 관리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잉여금 전환을 통해 올해 4분기 배당부터는 비과세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만큼 그 효과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1만6310원으로 경영실적 발표일인 7일(1만5390원) 대비 5.98% 상승했다.


숙원사업, 비은행 강화


그룹총자산 구성비.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그룹총자산 구성비.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리금융이 호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지속할 수 있을 거라고 단정하기 이르다. 우리금융이 수익의 대부분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룹의 총자산에서 은행 비중은 78%다.

지난해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8.4%다. 카드,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는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 규모는 아직도 현저히 적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0%이며, 신한지주는 25.2%, 하나금융은 15.7%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다수 개선되기는 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14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같은 기간 10.6% 증가했으며 우리종합금융(현 우리투자증권)은 흑자전환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확대에 힘쓰고는 있다. 지난해 5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함으로써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다. 다만 보험사 인수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상 금융지주가 자회사 편입을 하기 위해선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2등급인 우리금융의 경영실태 평가가 3등급 이하로 하향되면 인수합병(M&A)은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에 엄정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또한 보험사 인수 심사기간은 2개월로 재무적·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도 언급한 만큼 인수가 성사될 지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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