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4대 금융지주 중 1월 외국인 매수세 가장 활발
- 지난해 4Q 은행 충당금 기저효과로 연간 순익 5조원 전망
- 낮은 환율 민감도에 주주환원율 40% 내외 달성 기대감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주 시장을 이탈한 외국인 매수자들이 다시금 KB금융그룹을 찾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중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진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외국인 유입이 늘어난 배경에는 연간 5조원대 순이익 실적이 기대돼서다. KB금융은 고른 비은행 포트폴리오로 순이익이 안정적인 데다 은행의 경우 충당금과 민생금융 기저효과가 발생할 예정이다. 

주주환원정책도 외국인 매수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KB금융은 환율 상승을 감안해 자사주를 매입하며 이미 양호한 수준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보완하는 등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목표에 힘을 싣고 있다. 


KB금융, 외국인 투자자 유입 회복세


연초 배당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로 복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 78%를 웃도는 외국인 지분율을 보유했던 KB금융에 유입 흐름이 활발하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21일까지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0.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0.13% 증가한 반면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각각 0.20%, 0.44% 감소해 KB금융은 외인 매수세가 돋보인다. 

금융주는 지난해 12월 초까지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중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금융지주들은 밸류업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 및 배당 확대 의지를 내놨기 때문이다. 그중 대장주인 KB금융은 12월 3일 종가 기준 10만12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금융주 상승세는 그달 3일 밤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로 막을 내렸다. 이후 탄핵정국 장기화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현으로 환율까지 인상하면서 국내 금융주를 이탈하는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늘었다.


추정 순익 5조원 넘은 KB금융


금융지주 주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직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KB금융의 회복세는 가장 빠를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KB금융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순이익 5조원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어서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강세가 돋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금융 당기순이익의 비은행 기여도는 44%로 경쟁 지주를 크게 앞선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26%, 17.3%이며 우리금융은 5%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지주와 은행 실적을 비교하면 비은행 역할이 더 두드러진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179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에서 세 번째 수준이다. 다만 비은행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KB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4조3953억원으로 전 금융지주를 앞섰다.

즉 KB금융의 비은행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 은행 실적을 보완하고 있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다. 특히 KB증권을 비롯한 KB손해보험, KB카드 등은 지난해 누적순이익 기준 51.4%, 8.8%, 36.0%의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은행의 경우 민생금융과 충당금에 따른 기저효과가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실적의 증가 배경은 민생금융 비용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및 태영건설 등 추가 충당금 적립 등에 따라 순익이 2610억원에 그쳤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지난해 추정 순익에 대해서는 최 연구원은 “약 5조500억원일 것”이라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고객보상비용이 7400억원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당 매력, 주주환원율 40% 내외 전망


총주주환원율 추이 및 2024년 주주환원 현황.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총주주환원율 추이 및 2024년 주주환원 현황. [사진=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의 주주환원정책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연말 고배당을 시행하는 국내 금융주 중에서도 KB금융이 가장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KB금융이 은행업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을 이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수 있지만 40%대의 주주환원율을 이행할 거란 기대감에서다. 

하나증권 최 연구원은 “지난해 말 CET1비율은 전분기보다 하락하겠지만 약 13.55% 내외를 시현할 것”이라며 “기말 주당배당금(DPS)은 자사주 제외시 803원으로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40% 내외를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에셋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KB금융은 자본비율의 환율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자본비율의 수준 자체도 은행업 중 가장 높기 때문에 목표한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 연구원은 “2025년 주주환원율은 45.2%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KB금융은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으로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CET1비율은 13.85%이며 KB금융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지난해 2월과 10월에 총 82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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