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산불 손실액 600억-1000억원 수준 추산
- DB손보 관계자 “하와이 사고에 비해 작은 규모”
- 일시적인 주가 급락 이내 회복…저가매수세로 탄력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역대급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 피해와 관련 DB손해보험에 이목이 쏠렸다. DB손보는 미국 현지에 진출한 주요 국내 보험사로 실제 피해지역에 대한 주택화재보험을 인수한 상황이다.

DB손보는 인수 위험 관리로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입장을 냈지만 산불 영향과 관련해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락했다. 증권가는 과도한 반응이라면서도 올해 실적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DB손보는 상반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시장이 우려할 만한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이번 LA 산불 사고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줄어든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DB손보, 국내 보험사 중 예상 손실 규모 최대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보험사는 DB손보, 현대해상, 삼성화재 정도다. 이중 이번 산불과 관련 있는 주택보험 등을 판매한 보험사는 DB손보와 현대해상인데 실제 청구 건들은 DB손보에 집중됐다.

현대해상은 보유 계약이 4건에 불과한 데다 보험금 청구가 아직까지 없는 반면 DB손보는 약 6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 손실 규모가 점쳐진다. 손실금 산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튼 산불 인근 지역 34건, 팰리세이즈 산불 인근 지역 3건으로 보유한 계약이 비교적 많아서다.

미국 보험업계가 예상하는 처리 손실 규모가 약 29조~73조원에 달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DB손보가 내줘야 할 보상액이 크진 않다. 다만 현지 민간 보험사들은 2017-2018년 LA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기존 보험 갱신을 거부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영향 제한적” 입장에도 한때 주가 8%↓


DB손보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최근 3개월 DB손보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DB손보는 국내 보험사 중 해외 진출 비중이 가장 높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몇 안 되는 국내사다보니 이번 피해와 관련해 보상 처리 규모가 두드러지지만 위험을 인수하는 보험사로서 최대한 보상을 잘 처리하겠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지난해 발생한 하와이와 괌 자연재해에 비하면 손실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위험관리가 잘 되고 있어 회사가 직접적으로 입는 피해는 제한적이기도 하다. 이번 보상으로 회사의 건전성이나 수익성에 타격이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DB손보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산불이 났으니 저희로선 최대한 보상 처리를 잘해주는 게 맞다”라면서도 “하와이 건에 비해선 크지 않은 수준이기에 특별히 조치하는 건 없다. 사고가 나면 이후 보험료는 올라가기에 장기적으로 (수익에도) 나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DB손보의 주가는 13일과 14일 양일간 주가가 8%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에 익스포저가 많은 미국 본토 보험사보다 큰 주가 낙폭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과도한 하락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적이나 목표주가는 일부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5% 낮췄다. 하와이와 괌 사고 손실액이 1800억원 인식된 점을 감안해 이번 예상 손실액으로 1000억원대 초반을 2분기 손익에 반영한 결과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13만9000원에서 13만3000원으로 내렸다.


“일회성 손실 우려보다 고배당·밸류업 매력 더 커”


DB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DB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앞서 하와이 등 자연재해 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 LA 산불에 따른 일회성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투자의견은 긍정적이다. DB손보는 올해 상반기 내 밸류업도 발표할 예정인 만큼 우려 못지않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NH증권 정 연구원은 “XOL(비비례 재보험 한도) 4000만 달러와 복원보험료를 감안해도 회사 측의 총 손실은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연간 2조원을 상회하는 세전이익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후 밸류업 계획을 통해 DPS(주당배당금), 배당성향 우상향 정책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이슈가 배당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주가 하락으로 지난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7.1%로 상승했다. 일회성 손실에 대한 우려보다 고배당·밸류업 매력이 더 크다”고 정 연구원은 판단했다.

주주환원 측면의 매력이 우려를 앞선 듯 DB손보의 주가는 지난 15일 기준 저가매수세 유입에 따라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날 장 초반부터 상승세였던 주가는 전일 대비 3.60% 오른 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당장 발표를 앞둔 4분기 성적표는 컨센서스 하회가 예상됨에도 양호한 수준이다. DB손보의 4분기 별도 순이익은 1382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보단 낮을 전망이지만 4분기 계절적 요인과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을 제외하면 절판 효과에 따른 보장성 신계약 실적이 기대된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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