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를 초래하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 분석 등을 통해 지금 국내외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작용하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예고함에도 우려했던 물가 상승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정권이 관세 정책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면서 특정 국가들에 그 영향이 국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물가 목표 달성을 확신하면서 금리인하 명분은 커졌다.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한국은행 역시 금리인하가 불가피한데 실제로 한은은 지난달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금융안정보다 경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관세 영향, 일단 제한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그래픽=김현지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면서 교역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은 높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그는 선거 유세기간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 부과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최근 불법 이민과 마약 근절이란 명목에서 주로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국한하게 됐다.

물가 상승이 제한될 걸로 기대되자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이를 반영하듯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였다. 반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6.4bp(1bp=0.01%p) 떨어진 4.178%로 마감했다.

지난달 초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한 연준이 27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신중론을 내비치면서도 점진적인 금리인하를 지지하자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도 있다. 이후 28일 한은 역시 25bp로 10월에 이어 금리를 인하하며 정책 보폭을 맞췄다.


물가보다 경기 무게 둔 한은


28일 기준 한국은행 금리 변화. [사진=네이버 캡처]
28일 기준 한국은행 금리 변화. [사진=네이버 캡처]

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 10월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지난달에는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또 한 번 인하를 택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이나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에 무게를 뒀던 한은이 경기 우려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연준이 내달에도 금리를 25bp 인하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시계도 빨라지게 됐다. 지난달 회의 결과 동결 소수의견이 두 명으로 나오는 등 인하에 대해 만장일치는 아니지만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이 명확해졌다는 게 증권가 반응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한은은 2001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며 “지금까지 가장 집중하던 금융안정 중 두 가지(부동산, 가계대출)는 진정되는 모습이고 환율은 다른 정책 도구들로 대응이 가능할 것 같으니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금리인하 시계, 이전보다 속도


한국은행.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국은행.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수출 둔화 정도가 내수 회복보다 큰 상황이라고 보면서 사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했다. 수출은 금리 외 다른 대외 요건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경기가 내수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에 경제성장률을 받쳐주는 역할로서 금리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인하 결정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다시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당분간 가계부채가 안정화하고 있다는 근거에 금리정책을 시행했다고 답하는 한편,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따른 보험성 인하라는 점도 사실상 인정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이번 결정 관련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인하 속도를 더 빠르게 한 걸로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답변이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내년 통화정책은 보다 적극적일 전망이다. 한화증권 김 연구원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2.75%에서 2.50%로 수정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통화정책을 전망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2025년 인하 횟수와 최종 기준금리 레벨”이라며 “금번 연속 인하를 통해 충분한 사전적 대응이 나왔다고 보이며 한국 경기는 2025년보다 2026년이 더 안 좋을 테니 정책 여력을 아낄 필요가 있으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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