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주환원율·CET1·ROE 3대 기준 제시
- CET1 13-13.5% 구간 주주환원 확실시
- 하나은행 관계자 “구간 내 일관된 주주환원 이행”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구체화했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마지막으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하나금융은 사실상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발표한 밸류업 내용을 모두 포괄하듯 주주환원 계획에 힘을 줬다.
밸류업 3대 지표 제시로 주주환원 이행 방안을 구체화한 점은 전략적 차별화다. 특히 하나금융은 자본비율을 적정 구간 내 관리해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늘릴 전망이다.
3Q 비이자익 중심 역대급 실적…CET1 13.17%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8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 3분기 전분기 대비 11.8% 증가한 1조1566억원을 포함해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3조2254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2475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의 감소에도 ▲손님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어 역대급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은 1조8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는데 수수료 이익이 주요 요인이다.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같은 기간 11.9% 오른 1조5475억원으로 은행의 IB 수수료와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 신용카드 수수료가 늘어난 영향이다.
일회성 요인도 한몫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익이 562억원 발생하며 3분기 누적 매매평가이익은 9367억원으로 18.9% 증가해 역시 비이자이익에 기여했다. 이밖에도 강남사옥 처분익이 반영되며 일회성 이익이 561억원 발생해 전년 누적 대비 영업외이익도 개선됐다.
이같은 실적을 토대로 현재 그룹의 CET1 추청치는 전분기말 대비 0.37%p 개선된 13.17%로 양호한 수준이다.
주주 피드백 반영한 주주환원 구체화 방안
하나금융그룹은 앞선 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그룹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주주환원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하나금융이 선정한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다.
이중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2027년까지 50%로 설정한 점, CET1 13% 이상을 기준해 주주환원 재원에 활용하기로 한 점은 사실상 다른 금융그룹과 유사하다. 다만 지난해 주주·투자자들로부터 받은 공통된 피드백을 토대로 보다 단계적 확대를 고려했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다.
하나금융 박종무 CFO는 “50% 주주환원율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제냐는 질문과 보통주 비율 변동성이 높은데 주주환원에 대한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피드백이 많았다”며 “50% 도달 목표를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점, 변동성 우려를 반영해 (CET1이) 13-13.5% 구간에 들어올 경우 주주환원을 더 안정적으로 하겠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포괄하듯 구체화한 결과가 나왔다. 하나금융은 자본비율을 13-13.5% 구간 내로 관리해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하기로 하면서도 KB금융과 마찬가지로 13% 초과시 주주환원 재원 활용 가능성 역시 언급했다.
신한금융과 유사하게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언급했는데 이는 해당 목표에 대한 달성 속도는 가장 빠를 전망인 KB금융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점이다. 13%대를 유지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미만일 시 자사주 소각에 무게를 둔다는 점도 비슷하다.
KPI 내 밸류업 지표도 비중↑…주주환원 개선
하나금융이 실질적인 밸류업 이행을 위해 조직 내재화를 계획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나금융은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 내 밸류업 지표 비중을 늘리고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ROE를 10% 이상 유지할 방침이다.
일례로 하나금융은 CET1 13-13.5% 구간은 주주환원을 상시화하되 13.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RoRWA를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계획이다. 박 CFO는 “비중 자체를 주주환원에 쓸지 추가 성장을 위해 쓸 건지에 대한 부분도 지금의 가장 기준인 RoRWA가 어디에 투자를 했을 때 높은 지에 대한 부분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원을 포함하면 자사주 매입·소각은 연간 총 4500억원 규모다. 하나금융은 앞선 1·2분기도 동일하게 주당 600원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나 금번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해 내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일정 구간 내 일관된 주주환원책을 이행하겠다고 명확히 한 게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며 배당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균등배당은 내년부터 실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차별점을 강조한 사측과는 다소 상반된 평가를 내놨지만 주주환원 정책이 개선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자본정책의 구체성이 아쉽다면서도 “견조한 실적을 통한 CET1 개선 기반 자사주 매입량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기존에는 전년대비 CET1 비율이 증가할 경우에만 주주환원 확대가 가능했던데 비해 13.0~13.5%의 목표구간을 최적자본으로 판단하고 이 범위에 있으면 증감 여부와 상관없이 단계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자본정책을 개선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