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T1 13.5% 초과 잉여자본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 활용
- 양종희 회장 “글로벌 금융사 수준 주주환원 체계 구축 계획”
-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가장 빠를 것”

[그래픽=김현지·황민우 기자]
[그래픽=김현지·황민우 기자]

KB금융지주가 금융지주회사 중 어느 곳보다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충실하게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을 제시하면서다.

KB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말 13%를 초과할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기반으로 내년 주주환원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CET1비율은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다. 그간 13%대 중반 수준을 유지한 건 수익 및 건전성 관리가 잘 돼왔단 얘기다.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내년부터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CET1 잉여자본 주주환원 계획


보통주자본비율 현황. [사진=KB금융지주 제공] 
보통주자본비율 현황. [사진=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그룹 이사회는 지난 24일 인터넷·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Value-up 방안’과 함께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기에 앞서 ‘본원적 수익창출력 강화 방안’과 함께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 계획이 담긴 지속가능한 Value-up 방안을 결의했다.

주주환원 발표에 직접 나선 KB금융 양종희 회장은 그룹의 주주환원 철학이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며 글로벌 금융사 수준의 주주환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내년부터는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연말 기준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내년 1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금융사의 주주환원 방식이기도 하다.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도 드러냈다. KB금융은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 전환을 선언하면서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의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와 함께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누적 당기순익 4조4000억원 뒷받침


KB금융 NIM 추이. [사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KB금융 NIM 추이. [사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올해 3분기 KB금융은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4조3953억원이었다. 이번 3분기만으로는 당기순이익이 1조61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 줄었으나 이는 시장금리 하락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

이번 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7.9%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13bp(1bp=0.01%p) 하락해 이자이익이 축소하고 전분기 일회성 이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전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 환입 등의 기저효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증권가는 실적과 주주환원 및 밸류업 공시 모두 예상을 상회한다고 호평했지만 NIM이 급락한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이다. 전분기 원화대출성장률이 2.9%로 높았던 데다 고금리 만기 적금이 핵심예금으로 대거 유입된 영향이지만 그간 국민은행은 NIM이 타사 대비 높았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마진폭 하락도 예상됐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지난해 국민은행 연간 NIM은 10bp나 상승했고 올해에도 하락 폭이 연간 5bp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난 2년간 타행들보다 NIM이 상당히 선방했는데 내년부터는 최소한 타행 수준 이상의 마진 하락폭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측가능성 높인 주주환원, 변동성도↑


그룹 총주주환원율 및 DPS 추이. [사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그룹 총주주환원율 및 DPS 추이. [사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다만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KB금융이 전한 건 실적 너머 기업가치 추구다. KB금융은 본질적인 기업가치 증대 방안이 주주환원과 연결돼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철학에 기반해 이번 밸류업 공시가 대한민국 금융사 주주환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의 3분기 CET1 비율은 전분기 대비 25bp 추가 상승한 수치로 지난 2월 3200억원과 7월 40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1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추가 결의돼 전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82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에 총주주환원율은 40.3%로 40%를 가장 먼저 상회하는 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밸류업 방안상 50% 달성도 가장 빠를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CET1 비율을 13%대 중반으로 넘기려면 자본적정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10년간 이어왔으니 지속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CET1 비율을 보면 투자자들이 얼마나 배당받을 수 있겠구나 알 수 있게 예측이 가능하게 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측가능성 못지않게 변동성이 커진다는 관점에서 CET1 비율 상승은 부담인 측면도 있다. 반대로 비율이 충분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면 배당은 가능해도 자사주 매입·소각은 어렵게 된다. 

하나증권 최 연구원은 “현 RWA 337조원 기준 연말 CET1 비율이 13.35%를 상회하지 못할 경우 35bp는 배당재원으로 사용돼야하기에 자사주 매입·소각이 불가능해지며 CET1 10bp 변화에 따라 자사주 규모가 3370억원씩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측가능성은 높였지만 변동성 또한 상당히 커질 수 있는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비율 상승시마다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최 연구원은 “회사가 주주환원율 상향을 위해 CET1 비율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비율 상승시마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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