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DB손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줄고 배당 여력↑
- 신한증권 임희연 연구원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소통 기대”
- 환급금준비금 감소분, 법인세 재원으로…“일시적으로 세수 늘 것”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으로 배당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준비금 적립 부담이 완화된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돼서다.
배당이 구체화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법인세 역시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적립되는 준비금이 줄어들면 미래로 이연됐던 법인세가 일부 앞당겨져 세금 납부액도 일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배당 기대감 커진 삼성화재·DB손보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지급여력(K-ICS) 비율이 200%를 상회해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게 된 보험사에 대해서는 주가 프리미엄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신한증권 임희연 연구원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을 업종 ‘탑픽’으로 주목했다. 양사 모두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높았는데 지난 2일 제도 개선안으로 적립비율 부담이 낮아지게 돼서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의 킥스비율은 278.9%, 229.2%이며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각각 1조8000억원,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해 중장기 배당가능이익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만큼 양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중기주주환원정책을 위해 소통할 것으로 임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임 연구원은 “그 동안 소통해온 주주환원율 목표치 뿐만 아니라 목표 달성 속도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화된 계획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80%로 완화
금융당국은 자본건전성 요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 IFRS4 적용 시와 유사한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지난 2일 공개했다. 현행 대비 80% 완화된 기준은 킥스비율 200%를 상회한 삼성화재와 DB손보에만 해당된다.
당국은 매년 킥스비율 기준치를 10%p씩 하향 조정해 일반적인 지급여력비율 권고치 수준인 150%까지 5년에 걸쳐 낮춰갈 예정이다. 건전성 기준에 미달한 보험사들은 순차적으로 수혜를 입게 되는 셈이지만 당장은 배당가능이익을 충분히 확보하긴 어렵게 됐다.
그렇기에 보험업계 전체가 제도 개선 효과를 누리게 된 상황은 아니다. 배당가능이익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킥스비율 200% 미만 보험사들은 주주환원 기대감이 낮아질 뿐 아니라 신계약 확대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반면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지난달 26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지수에도 포함돼 주주환원 매력도가 높아지게 됐다. 다만 제도 영향으로 법인세액도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 “법인세 단기적으로 증가할 전망”
실제로 삼성화재와 DB손보는 이미 배당재원을 넉넉하게 확보했던 상황이기에 이번 제도 영향으로 배당 여력이 확대됨과 동시에 이연법인세 납부시기 조정으로 법인세가 늘어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전체 법인세 비용은 4조원에 달한다. 이중 손해보험업계는 가파른 이익 증가세가 반영돼 2조7000억원으로 앞섰으며 생명보험업계는 1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개별 보험사 중에 이미 가장 많은 법인세 비용을 낸 곳은 약 6057억원을 지출한 삼성화재다. DB손보 역시 4885억원으로 메리츠화재(5525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
법정준비금인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하면 상법상 배당재원에서 제외돼 세법상 손금산입으로 법인세 납세시기를 이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법인세 총량은 같지만 납부세액을 조정해 당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나 배당재원을 늘리면 법인세는 단기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줄어들면 이는 다시 법인세 재원이 되니 사실상 지금 당장 세수는 조금 늘어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배당도 증가하면 법인세도 단기적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