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를 초래하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 분석 등을 통해 지금 국내외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작용하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금리인하 조치가 기정사실화됐다. 최근 잭슨홀 미팅에서도 콜린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달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다.

이에 국내 역시 금리인하 조치를 어느 시점에 결정할지만을 남겨두고 있다. 집값 상승 우려에 따라 그 시점은 오는 10월이 될 수도 있고 11월로 늦춰질 수도 있다.

국내 증권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가운데 미국의 경기 연착륙이 금리인하폭을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파월 의장, 금리인하 방향성 시사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현지시간 지난 22-24일 열린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파월 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9월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 물가가 2% 수준으로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다는 점, 현재의 정책 금리 레벨은 고용시장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는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점에서다.

다만 금리인하폭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었다. 연준은 금리인하 방향은 명확하다면서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있을 경제지표와 전망 리스크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지표 악화시 금리인하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지만 남겨뒀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제한적일 경우 미 연준은 25bp(1bp=0.01%)씩 금리를 인하할 거란 전망이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올해는 9월·11월·12월 25bp씩 세차례 인하한다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실업률이 연준위원들의 6월 전망치 수준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인하폭은 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은, 10월 혹은 11월 인하 가능성


미 연준의 발표로 인해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보다 분명해졌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은 13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지만 오는 10월이나 11월경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은 한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금리동결 결정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이자율을 크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을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189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한은은 금리인하 시점을 단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총재 역시 10월 혹은 11월 결정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최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금리인하 압박이 있는 만큼 늦어도 11월이 인하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연착륙 여부, 유동성 좌우 전망


[사진=iM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사진=iM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유동성이 공급되는 금리인하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시장이 그 효과를 실감하려면 미국 경기 연착륙 여부가 중요할 거란 전망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는 배경에 경기 경착륙을 방어하기 위한 의도가 이미 없지 않지만 급격한 경기침체가 진행되면 증시 견인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iM증권 이웅찬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경기가 조금 더 빠르게 하강하면서 금리를 인하한 사례는 2019년의 미중 무역분쟁, 2001년의 IT 버블붕괴, 2007년의 금융위기 정도다. 이중 유동성 효과로 상승한 2019년을 제외하고는 증시가 폭락했다.

이 연구원은 “무역분쟁의 영향은 미국 증시만 강세를 유지시켰고 당시 중국, 한국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증시는 2019년처럼 경기가 하강하는 와중에도 유동성만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경제가 2007년처럼 크게 나빠질지 여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설적으로는 경기 경착륙이 금리인하폭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빠른 금리인하는 어디에선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진행되기 어렵고 기술주는 추가 인하 없이 랠리하기 부담스럽다”며 “코스피는 다시 박스권 매매 전략에 들어가야 하고 미국 기술주 투자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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