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 상승세 앞서
- 5년내 주주환원율 35% 발표로 밸류업 기대↑
- 한화증권 김도하 연구원 “기대 이상의 정책 긍정적으로 평가”
DB손해보험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나란히 상반기 1조 클럽 순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탄력 면에서는 앞선다.
실적만 보면 삼성화재가 1등자리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주주환원 계획을 삼성화재는 연기한 반면 DB손보는 구체화한 결과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폭이 더 컸다.
DB손보가 지급여력(K-ICS)비율 200% 이상에 기반해 주주환원률 등을 매년 우상향으로 유지한다는 포부를 내놓자 시장이 화답한 셈이다. 업계도 금번 발표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였다.
DB손보, ‘첫’ 상반기 1조원 순익
DB손보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상반기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각 당기순이익은 5834억원, 5407억원으로 두 분기를 합치면 전년 동기 대비 23.2% 늘어난 1조1241억원이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조3124억원으로 지난 2년 연속 1조원 넘는 순익이다. 반면 DB손보가 1조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분기는 별다른 일회성 요인 없이 실적 선방해 양호한 이익체력을 나타냈다.
DB손보는 장기보험에 힘입어 보험손익이 1조972억원으로 21.6% 늘었다. 특히 2분기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5344억원으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이익과 예실차, 보험료배분접근법(PAA) 손익 등이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 발표했더니?…앞선 주가 상승세
순이익과 달리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폭은 DB손보가 삼성화재를 앞선다. 실적 발표가 있던 지난 14일 종가는 10만2000원으로 4.32% 줄었지만 16일부터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했다. 지난 20일 종가는 전일 대비 8.77% 오른 12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는 전일 대비 6.53% 줄어든 33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DB손보와 마찬가지로 지난 20일 종가는 35만60000원으로 전일 대비 2.74% 증가했지만 상승폭이 적었다.
이 둘의 주가 향방을 가른 건 주주환원 발표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1분기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2분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반면 DB손보는 적정 킥스비율을 200-220%로 설정하고 5년내 주주환원율을 3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22일에는 12만4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소폭 하락한 상황이지만 최고가 경신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DB손보 관계자는 “사상 최대실적과 주주환원정책 영향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자사주 매입 발표 없었지만…“목표주가 상향”
따지고 보면 삼성화재가 DB손보에 비해 주주환원 정책이 크게 뒤쳐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화재는 지난 1분기 적정 자본 초과분을 활용해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먼저 공개했으며 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시 발표에서 이달 8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로 언급함에도 주주환원 및 밸류업 공시가 지연되자 주주들로부터 아쉬운 반응이 나왔던 걸로 보인다. DB손보도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발표는 없었지만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낸 점 자체가 긍정적으로 평가·반영된 셈이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올해 배당성향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이후 DPS(주당배당금)가 10%씩 상승할 것으로 가정하면 향후 3년간 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때 배당수익률은 6.4%, 향후 3개년 평균 7.1%로 기대된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배당·자사주 등에 대한 구체화가 아직이므로 DPS 추정치는 상향했으나 자사주 매입은 추정에 반영하지 않는다”면서도 “실적 추정치 상향에 더해 기대 이상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이전 대비 6%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상향된 목표주가는 13만6000원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