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순이익 3129억원으로 전년比 성장
- CSM 7조709억원…그룹 보험사 실적 홀로 견인
- EZ손보, 흑자전환까지 2-3년 예상…M&A 카드 여전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라이프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신한금융그룹의 보험 효자였다.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보인 큰 폭 성장세는 여느 손해보험회사 못지않을 정도다.

보험손익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부진했던 금융손익은 상쇄됐다.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영업력이 크게 향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보험 계열사로서 홀로 실적을 짊어지고 있는 양상이 부담으로 비친다. 출범 초기인 신한EZ손해보험에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신한라이프, 보장성 중심 성장세


신한금융지주가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상반기 순이익은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했다. 2분기만 보면 순이익이 1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었지만 전분기보다 2.9% 늘어난 수치다.

전체적으로 보면 상반기 성장세가 높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생명보험업계가 역성장한 흐름을 감안하면 긍정적이다. 신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생보사보다 보장성보험 중심인 손보사가 수익을 내기 유리해졌다.

생보사 역시 이를 알고 보장성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IFRS17에서 핵심이익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종신보험과 제3보험 등 보장성 보험을 전략적으로 크게 늘리면서 일반적인 생보사가 겪은 실적 타격을 면하고 선전했다.


보험손익, 금융손익 부진 상쇄


[그래픽=김현지 기자]
2023년과 2024년 상반기 신한라이프 실적 비교. [그래픽=김현지 기자]

실제로 신한라이프는 올 상반기 보험손익이 4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해 선방했다. 신계약 성장세로 CSM 상각이익이 증가하면서다. 신한라이프의 CSM은 7조709억원이다. 이는 라이벌 지주 계열 생보사인 KB라이프(3조1446억원)보다 두배 가량이 높은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손익은 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줄었다. 유가증권 처분·평가이익 등 투자손익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다만 이는 신한라이프가 전략적으로 강화한 보장성보험 판매가 견인한 보험손익 증가로 상쇄됐다.

신한라이프의 올 상반기 연납화보험료(APE)는 약 8043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8% 증가한 수치다. 이중 보장성 APE는 7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80.8% 상승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저축성 APE는 336억원으로 금액은 적지만 전년 대비 196.3%로 크게 늘었다.


신한그룹 대표 보험사로 ‘일당백’


신한라이프가 선전하고 있는 건 맞지만 그룹에서 유일하게 보험 실적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더 높지만 KB라이프 역시 일정 부분 수익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의 총 CSM은 총 12조2304억원으로 신한라이프를 앞선다.

신한라이프의 지난달 기준 CSM이 지난 3월에 비해 소폭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게 사실이다. 미래이익인 CSM에 신계약분을 고려하면 실제 감소 규모는 2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다른 보험 계열사가 뒷받침해주지 못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2022년 신한그룹에 편입된 신한EZ손해보험은 아직은 성장하기 바쁘다. 수익보다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 등으로 지출이 늘면서 올 상반기 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47억원 확대된 수치다. 수익이 궤도에 오르기까진 신한라이프가 보험계열사 맏형으로서 역할이 큰 셈이다.


신한EZ보험, 수익성 창출 2-3년 시간 필요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실적 관련 더리브스 질의에 “신회계제도에선 보장성보험을 판매해야 미래수익을 많이 기대할 수 있어 이를 위해 5-6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신한EZ손해보험과 관련해선 별도 법인이기에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달부터 신한라이프 영업 채널을 활용해 신한EZ손해보험 상품을 교차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그룹 보험 계열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선 신한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신한라이프 설계사 채널을 이용해 (교차 판매가) 이제 막 시작이 됐다”라며 “EZ손보에서 실손보험 출시 계획이 예전부터 있었고 이를 출시할 때 교차판매를 하겠다고 있었는데 이달부터 등록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Z보험은 미니보험 위주였고 상품이 다양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피해 등을 보장하는 금융안심보험을 그룹 어플 사용 고객들에게 쿠폰으로 제공하기도 했다”며 “규모는 다른 곳보다 작지만 당국이 소비자 보호 방안을 독려하던 상황에서 착오송금 회수비용 보장보험으로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게 되기도 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신한EZ보험은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면 일정 기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그룹 차원에서는 보험 계열사를 강화할 인수합병(M&A)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출범 이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2-3년 정도 시간을 보고 있다. 각종 비용이 많이 지출되고 있지만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M&A와 관련해선 “적절한 매물이 있다면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는데 아직 그런 매물은 없었다”라고도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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