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Q 당기순익 1조347억원…전년 동기比 12.6% 상승
- 은행 원화대출 성장율 3.9%…평균 대비 높은 성장률
- 비은행 기여도 15.36%…1년새 증권·카드 계열사 확대
- 분기 현금배당, 주당 600원 결의…3000억원 자사주 내달 소각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에 이어 순이익이 1조원을 넘겨 상반기 2조원에 달했다.
수수료이익 확대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핵심이익은 소폭 줄어들었지만 충당금 환입 이 이를 보완했다. 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성장세 역시 실적을 견인한 요인이다.
자본비율은 원화 약세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하나금융은 연내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 이상으로 맞추려는 계획이다. 기업 성장과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위해서다.
홍콩 ELS 충당금 등 대거 환입
하나금융이 지난 26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3% 증가했다. 전분기 (1조340억원) 대비로는 0.1% 개선됐다.
올 2분기 그룹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은 2조1610억원과 52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9%, 10.24% 늘었다. 수수료 이익 증가는 신용카드와 은행의 투자금융(IB), 퇴직연금 등 수수료가 확대된 영향이다.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04% 줄어든 1조6278억원을 기록했지만 충당금 및 환입액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이 개선됐다. 이를 반영한 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46%, 303.31%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2분기 일회성 비용에 민생금융 612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408억원, 외환(FX) 환산손실 474억원 등을 반영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과 대손충당금은 각각 652억원과 805억원은 환입됐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하락과 우량자산 선점을 위한 대출금리 운용으로 원화 예대 프라이싱이 악화됨에 따라 0.15%p 하락한 1.69%을 기록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상반기 기준 10.36%, 0.69%다.
상반기 기준 대손비용률은 0.24%로 전년 동기 대비 0.18%p 줄었다. 부동산 PF 충당금 등 대손비용이 발생됐지만 지난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영향이다.
높은 대출성장에 비은행 개선까지
하나금융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에는 은행을 중심으로 한 원화대출 성장세 영향이 컸으며 비은행 기여도도 크게 늘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한 90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 당기순이익의 87.73%에 달하는 규모다.
2분기 은행의 원화대출잔액은 308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4.4% 증가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앞두고 이자이익을 선제적으로 확보를 위해 우량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늘린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국내 부동산 회복 조짐과 함께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1% 늘어난 133조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타행보다 높은 대출 성장을 나타냈다고 봤다.
이밖에 비은행 기여도 늘었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분 기여도는 19.5%에 달한다. 비은행 중에서도 하나증권과 하나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8%, 20.42% 늘어난 413억원과 631억원을 거두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향후 비은행 시너지 전략과 관련해 하나금융 양재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컨퍼런스콜에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비은행 부문이 약한 건 맞다”면서도 “단순하게 경쟁보다는 실질적으로 자생력이 있고 그룹 내 시너지라든가 본업 경쟁을 강화할 수 있는 측면에서 자본 효율성까지 다 고려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2Q CET1 비율 12.79%…개선 기대
하나금융이 견조한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자본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CET1 비율 안정세 등을 감안하면 주주환원 전망은 어둡지 않다.
하나금융의 올 2분기 CET 1비율은 12.79%로 전 분기 대비 0.1%p 줄었다. 최근 원화가 약세인 데 이어 대출자산을 선제적으로 늘리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 영향이다. 분기 배당은 전분기와 동일한 주당 600원으로 결의됐다.
하나금융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 “연초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소각 3000억원은 지금 다 (매입을) 완료했고 8월 중에 전략 소각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토탈 총주주수익률(TSR)은 점점 상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의 약세 원인이 분명한 만큼 연내 환율이 안정되면 하나금융이 CET1비율을 13%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정 연구원은 “하반기 환율만 안정된다면 사측이 목표하는 CET1 비율 달성은 별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3분기에 CET1비율 13%를 회복한다면 10월에는 1000억원 정도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발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하반기에 추가적인 자산 성장을 다소 제한적인 수준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 한 13%를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은 전반적인 이익 수준 및 CET1 비율 안정성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어 내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이익으로 충당될 잉여금과 성장 목표의 조기달성에 따른 RWA 억제를 감안하면 연말 CET1 비율 13%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인 주가 약세의 원인이라면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