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IBNR 일회성 손실로 보험손익 주춤
- 부채 부담이자 감소로 투자손익 실적 견인
- 마진 적지만 고객 수요에 환급형 건강보험↑
- K-ICS 200%대 유지…주주환원 결정은 신중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생명 역시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에 따른 손실을 피해가지 못했다. IBNR은 고객이 보험사고 발생 뒤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으로 생명보험회사들은 이를 책정하는 기준이 달라져 대체로 손실 반영이 불가피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IBNR을 비롯한 변수들에도 선방했지만 수익성은 다소 양보했다는 평가다. 고객 수요가 많았던 환급 강화형 건강보험에 주력했지만 이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환급 기능이 포함되다보니 마진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생명은 전반적인 실적을 감안하듯 주주환원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 선두 생보사로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삼성생명은 적정한 수준을 고심 중이다. 


1Q 순이익, 투자손익이 견인


삼성생명의 올 1분기 연결 지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6221억원이었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오히려 15% 상회했다. IBNR 전입 기준이 기존 지급사유일(보험금신청일)에서 원인사고일(사고발생일)로 통일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지만 투자손익이 선방해서다.

1분기 투자손익은 48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에 그쳤다. 투자손익에서 일반계정은 같은 기간 6% 늘어난 4360억원을 기록했으며 일반계정 투자수익률은 3.1%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부채 부담이자가 전년 분기 평균보다 7000억원 줄어든 1조4600억원이 된 영향이다.

통상 손익분기점(BEP)로 가정하는 특별계정 투자손익도 할인율이 변동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510억원을 기록해 전체 투자손익을 예상보다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선 63% 가량 줄었지만 선방했다는 얘기다.


보험손익도 일회성 비용 제하면 양호


1분기 보험손익은 2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은 예상 수준으로 분석됐지만 IBNR 전입 기준에 관한 시행세칙이 변경돼 회계상 부채인 일회성 발생사고부채 전입이 780억원 발생했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삼성생명 이주경 경영지원실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IBNR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 780억원이 발생했다”며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 137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3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늘어나 보장성을 중심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저마진 상품을 늘려 마진배수가 5개월치 하락해 전분기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인데, 업계는 삼성생명이 고객 수요가 많은 환급 강화형 건강보험을 늘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서는 당국이 과열 경쟁에 대해 경계해 생보사 1위인 삼성생명이 적극 나서지 못했지만 환급률이 양호한 건강보험들에 대한 고객 수요가 있어 판매하다보니 마진은 떨어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책 “검토 중”


삼성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생명은 1분기 일회성 비용을 포함한 여러 변수에도 업계 1위다운 수익성은 증명했다는 평가다. 신회계제도 이후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은 12조5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신계약 CSM도 857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4%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주환원책은 섣불리 내놓지 못했다. 업계 리딩생보사로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은 만큼 삼성생명은 시간을 두고 결정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컨퍼런스콜에서 적정 신지급여력(K-ICS)비율을 200~220%라고 언급했으나 주주환원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해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초과자본을 활용한 적극적인 환원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부채 부담이자 감소가 일회성이 아니므로 실적 추정치를 상향한 데 따라 목표주가를 이전 대비 15%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삼성생명의 주가는 8만8900원으로 전일 대비 6.42%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밸류업 기대감이 불거진 1월 22일 이후 56% 상승하며 금융주 중 3번째로 높은 수익률이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정책 제시가 지연된다면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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