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손실 688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2% 증가
- 연속적자에도 협동로봇 높은 시장 성장성에 선투자 진행
- 북미지역 매출액 전년 대비 79.4% 상승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꾸준히 늘던 매출도 주춤한 데 이어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두산로보틱스가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연구개발비를 늘리면서 협동로봇 시장에 대한 성장성을 보고 선투자를 하고 있어서다.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성장률이 높은 북미지역은 협동로봇 수요가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1분기 영업손실 적자폭 전분기比 122% 증가 


두산로보틱스는 로봇산업의 성장에 따라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2021년과 비교해 43% 성장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약 370억원, 450억원, 53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매출 증가세는 주춤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35.5% 감소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68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2% 늘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수 연구원은 “외형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배경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26% 비중인 유럽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됨과 주력 제품군인 H시리즈를 활용하는 글로벌 물류 업체들이 신규 투자를 줄인 이유 등이다”라고 분석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309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9% 줄었다. 손실을 회복하는 양상이었지만 두산로보틱스는 일회성 비용 등을 이유로 올해 1분기 적자를 더 쌓게 됐다. 북미 마케팅 활동, 올해 1분기 CES 행사 참가, R&D 투자 세액공제 관련 등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판매 법인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인력 채용의 인건비가 늘어난 점이 주로 (손실에) 기인했으며 이외에도 CES 2024 등을 포함한 행사 부대 비용 및 R&D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위한 용역수수료 등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적자에도 연구개발


두산로보틱스의  2024년 1분기 실적.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두산로보틱스의  2024년 1분기 실적.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두산로보틱스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3월 기준 3710억원이다.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기업공개(IPO)로 확보하면서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605% 늘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급감하며 200% 미만인 안정권이다. 2년 전 46.4%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IPO 등의 영향으로 46%가 줄어든 4.0%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3.7%로 집계됐다.

반면 연간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영업손실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1억원, 132억원, 192억원에 달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적자에도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제품 경쟁력 강화를 우선순위로 둔다는 방침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연구개발비용을 점차 늘리며 로봇 제품 개발에 힘을 더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연구개발비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0억원, 89억원, 99억원을 할당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각각 14%, 20%, 19%다.


북미 시장에 집중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스앤마켓스(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협동로봇은 내년까지 연평균 약 36%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북미와 유럽은 협동로봇 시장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약 52%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도 북미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유럽 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북미지역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26.8%로 유럽보다 3.7% 높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두산로보틱스의 북미 현지법인이 판매를 시작하면서 매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두산로보틱스의 북미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79.4%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지역별 매출액은 북미 34억5000만원(전체 매출 대비 32%, 전년 대비 +79.4%), 유럽 19억4000만원(전체 매출 대비 18%, 전년 대비 -47.7%), 국내 49억6000만원(전체 매출 대비 46%, 전년 대비 +14.4% ) 등으로 여러 지역 중에서도 북미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북미지역은 협동로봇 수요가 가장 많고 평균판매가격(ASP)이 국내를 포함한 다른 지역보다 높다”며 “북미 협동로봇 시장에서 점유율 증가는 곧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된다”라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외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작년에 개발했던 솔루션이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됐다”며 “올해 1분기부터 북미법인 영업도 시작해서 매출이 늘 거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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