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연간 적자 기록…누적 적자 1조2456억원
- 기초화학 부문, 적자 폭 축소에도 영업손실 1304억원
- 부채비율·순차입금비율 전분기 比 6.6%, 2.0% 증가
롯데케미칼이 2년째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도 영업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적자 폭이 줄면서 첨단소재 부문 등의 수익성은 양호했지만 고전하던 기초소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늘어가는 차입금도 눈여겨볼 점이다. 재무구조가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여전한 적자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자급률 확대로 석유화학 업황이 나아지지 않은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어둡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한 5조861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이 57.1%로 증가해 135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3158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이 1805억원 줄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포함한 롯데케미칼의 누적 적자는 1조2456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2년 연속 연간 적자다. 영업손실만 해도 2022년과 지난해 각각 7626억원, 3477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에서 고품질이 아닌 범용 제품에 주력했다. 그 결과 수요가 감소했으며 중국발 물량 공세를 이기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첨단소재 사업부는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에서 각각 69.4%, 25.3% 비중을 차지했다. 기초소재 부문은 전체 매출액에서 70%에 해당하는 만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대부분 사업부가 납사(나프타) 래깅효과와 재고평가손실 감소 효과로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며 “업황은 이제 바닥을 다지며 굉장히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사이클 초입에 진입하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기초화학 영업손실 1304억원
롯데케미칼은 지난 9일 실적 발표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5개로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기초화학(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LC Titan, LC USA, 롯데GS화학) 부문은 크게 적자를 기록했다. 기초화학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조5489억원, 1304억원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모너머 제품의 스프레드(가격차이)가 개선되고 에탄 가격 안정화와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해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SK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LC Titan(기초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33억원으로 주요 제품 스프레드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달성했으며 재고 효과는 60억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LC USA(기초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미국지역 한파 영향에 따라 셧다운이 발생하면서 고정비가 상승해 적자를 봤다”라고도 분석했다.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17억원, 444억원이다. 고객사 신모델 출시 등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확보됐다.
늘어나는 재무부담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은 아직까지 양호하다. 다만 누적 적자와 더불어 부채비율과 총차입금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월 일진머티리얼즈(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고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석화단지를 구축하는 사업(라인 프로젝트)과 GS에너지와 합작사를 설립(롯데GS화학)하는 등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재무부담이 따라오고 있다.
부채비율은 200% 미만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증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48%, 55%, 65%다. 올 1분기는 전 분기 대비 6.6% 증가한 72%였다.
순차입금비율은 안정범위인 20%를 넘어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14.2%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 29.2%, 올해 1분기는 전 분기 대비 2% 증가한 31.2%다.
총차입금 역시 많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6658억원, 6조3247억원, 10조141억원으로 증가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순차입금 증가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와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투자 등으로 늘어났다”며 “금융시장 현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