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채비율 70%대 유지…현금성자산 54.5% 증가
-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 29% 하락
- 미국 내 보조금으로 예상 외 수익 467억원 영업익에 포함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어려움 속에 내실을 다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금성 자산도 증가했다.
올해 삼성SDI의 1분기 실적은 선방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0% 줄었지만 업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실적으로 분석다.
여기에 포함된 건 예상치 못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다. 삼성SDI는 아직 미국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지 않지만 세제 혜택을 받게 됐다.
공격적인 투자와 재무안정성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중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단행하기 시작했다. 삼성SDI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설비투자액을 1조5719억원, 2조1802억원, 2조6288억원, 4조3447억원으로 잡았다.
삼성SDI 최윤호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많아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삼성SDI가 이같이 투자 전략을 바꿀 수 있었던 건 그나마 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72%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분기 78%에 이르면서 70%대에 들어섰으며 이후 4분기까지 부채비율은 75%, 71%로 떨어졌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미만일 경우 안정적인 상태로 본다.
부채비율 뿐 아니라 현금성자산도 늘리며 삼성SDI는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수치가 높아질수록 부실에 대한 우려가 낮아져 재무적으로 건전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삼성SDI의 올해 1분기 현금성자산은 전 분기 대비 54.5%가 늘어난 2조35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 이후 최초로 지난달 배당을 시작하면서 지분율에 따른 배당금을 받은 영향이다.
어려운 상황 속 선방한 실적
삼성SDI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 29% 감소한 5조1309억원, 267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지만 업황을 놓고 볼 때 선방한 실적이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 금리와 내연기관 대비 비싼 전기차 가격 등의 영향으로 북미,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뚜렷하지만 동사가 주력 고객사로 하는 완성차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력사업인 전지 부문은 수요 둔화 탓에 고전했다. 전지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32% 하락한 4조5818억원, 21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7%다. 다만 중대형전지 부문은 견조한 출하량을 보이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정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추이가 반영됨에 따라 판매가 하락으로 (중대형전지 부문의)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약 11% 감소한걸로 추정되지만 P5, P6 제품 비중 확대로 전기차향 중대형전지의 영업이익률이 약 7%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세제혜택 포함
삼성SDI가 선방한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AMPC 법안을 통한 보조금이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생산한 제품에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돼 467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삼성SDI는 아직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공장이 없는데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점으로 주목됐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외부 전문가를 통해 이를 검토했으며 미주 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이 AMPC 신청 대상에 포함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에서 가져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삼성SDI의 미국 내 배터리 팩 공장에서 조립하고 고객사에 납품하는 과정이 미국 정부로부터 AMPC 신청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생산분에 대한 AMPC를 이번 실적에 반영한 것이고 향후 매 분기 140억원 수준의 AMPC 수령이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AMPC와 관련된 더리브스 질의에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금액을 얘기한 것은 아니고 킬로와트시(kWh)당 10불로 잡고 공장 생산능력·가동률·수율을 고려해서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SDI 관계자는 현금성자산에 대한 더리브스 질의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배당을 시작했는데 (삼성SDI가) 지분율 15.2%를 가지고 있어 그에 따른 배당금이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