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할 7년 만에 HD한국조선해양 시총 따라와
- 1분기 다양한 제품군서 매출 성장세 유지
- 인적분할로 독립…지주사 지분 50% 미만 보유
전력산업의 호황기를 이끌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시가총액이 HD한국조선해양의 규모를 뛰어넘었다. 독립한 지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해외 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확대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이 지주사인 HD현대에는 다소 아쉬울 법하다. HD현대일렉트렉이 인적분할될 당시에는 배당과 직결되는 지분을 50% 못 미치게 인수해서다.
따라잡은 시가총액
전력시장은 현재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29일 기준 24만4000원이다. 올해 1월 2일 기준 주가는 8만2200원으로 현재와 비교하면 무려 196.8% 오른 수치다.
발전·송전·배전 등과 같은 전력공급 과정을 사업 영역으로 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의 전기·전자 사업본부에서 인적분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8일 시가총액 8조6153억원을 기록하며 HD한국조선해양(8조4503억원)을 넘어섰다. HD한국조선해양이 다시 시총에서 앞섰지만 HD현대일렉트릭은 분할된 지 7년 만에 맏형급 계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일렉트릭의 이달 29일 기준 시총 규모는 9조3916억원, 8조7955억원이다.
다양한 제품군에서 매출 성장세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9%, 178.2% 증가한 8010억원, 1288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력기기 매출이 양호하게 나오고 배전기기·회전기기에서 매출이 성장해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계절성 요인에도 다양한 제품군에서 양호한 매출이 나와 성장세를 유지했다.
북미 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기록한 1분기 수주 규모는 전 분기 대비 80.7% 상승한 7억5900달러다. 장기 공급계약과 납기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은 전체 수주잔고의 57.5%를 북미 시장에서 채웠다.
주요 제품의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에도 HD현대일렉트릭은 대안이 있다. 기존에 이미 확보해 둔 물량이 있고 1차 협력사를 통해 납품되는 경우도 있어 가격 변동성이 손익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올해 전체적으로는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1분기 수주가 워낙 대호조라 웬만해서는 올해 수주는 사측 가이던스를 상당 수준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예상치 못한 성장세
AI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고 노후화된 전력기기 교체 시기도 겹치면서 전력기기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세를 지켜보는 지주회사 HD현대는 지분율이 아쉬울 수 있다. 지주사는 자회사나 종속회사 등으로부터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 등을 받는데 호황을 누리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한 지분이 50% 미만이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최대 주주인 HD현대는 37.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671억원을 배당금으로 HD현대에 지급했다. HD현대가 지분율이 더 높았더라면 배당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조선업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인적분할로 독립됐다. 전력기기 사업이 지금과 같이 성장하게 될 걸 예상하고 이뤄진 인적분할은 아니었던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각 사업의 특정에 맞는 의사결정과 경영을 위해 인전분할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