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급·해약환급금 영향에 보험사 배당 주춤
- 1Q 순이익 소폭 줄어도 연간 순익 개선 기대
- 고배당성향 유지에 주가 하방 경직성 강할 전망
전반적으로 보험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수준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주주환원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고배당을 줄 거란 기대감을 받고 있다.
현 구조상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가능이익에서 전액 차감되는 만큼 보험사들이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배당 등의 주주환원으로 활용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약세로 인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고 여전히 저평가 돼있다는 점에서 주가 하방 경직성은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고배당 매력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주주환원 정책 왜 주춤했나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으로 주주총회를 마무리했지만 대부분 배당성향은 감소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초기인 만큼 당국이 재무에 영향을 미칠 과도한 성과급과 배당에 대한 자제를 당부한 점 그리고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부담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보험사에 대한 배당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고배당을 발표하며 주주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지만 보험사들에 대해서는 아쉬운 반응이 없지 않았다.
다만 보험사들은 IFRS17으로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컸던 만큼 당국의 배당 권고를 무시할 수는 없었던 상황이다. 더욱이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이익 잉여금이 배당금으로만 유출되는 현상을 막고자 해약환급금이 나왔기에 배당을 늘리기엔 부담이 따랐다.
손해율 상승에 1Q 순익 소폭 하회 전망
이를 토대로 보면 현대해상을 비롯한 보험사들의 중장기 자본정책 제시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선결 조건은 배당가능이익을 산출하는 방법이 변경되는 일이다. 하지만 당장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배당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현 구조에서는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배당, 자사주 같은 주주환원에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혜택이 강화되면 보유 자사주 소각 등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동기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제도 개선 가능성에 시장이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면서도 최근 대내외 여건상 기대가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를 토대로 현대해상의 목표주가와 할인율은 기존 60%에서 65%로 확대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4만7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해상의 올 1분기 별도 순이익 역시 252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는 하회할 전망이다. 투자손익은 평이한 수준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감기 환자가 늘면서 1월까지 보험금 예실차 회복이 지연됐으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전년 동기보다 약 3%p 상승한 영향에서다.
연간 순익 기대감…강한 주가 하방 경직성
다행히도 연간으로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커버리지 보험사 중 현대해상이 전년 대비 37% 늘어나는 가장 가파른 이익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지난해와 같은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면 기말 배당수익률은 9.6%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1년 주가 추이를 보면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적은 데다 최근엔 약세 흐름이라는 점에서 고배당에 따른 주가 하방 경직성도 강하게 나타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52주 최저가인 2만7250원을 지난 18일 주가인 2만9350원으로 나눠 계산되는 주식 하방범위는 7.3%에 그친다.
이는 현대해상이 밸류업 정책과 관련한 기대는 약화된 분위기에도 고배당 매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한편으로는 애초에 밸류업 관련 주가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으니 다시 떨어질 일도 없는 만큼 하방경직성은 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김 연구원은 더리브스 질의에 “현대해상이 기대에 부응하는 주가 수익률을 보였던 건 아닌 상황”이라며 지난 1월 하순부터 나타난 밸류업 흐름에서 제외되면서 연초 이후 –6%, 지난 1월 22일 이후 0%의 주가 수익률로 조정받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지난해는 실적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배당은 업계에서 높은 편이고 크게 줄이지는 않았다”며 “주가가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10년, 20년 과거를 보면 일부러 배당성향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