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증권 “부동산PF 익스포져 심각한 수준 아니다”
- 지난해 IB 부문 52억원 적자…충당금 적립금액 증가
-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타 영업 부문 선방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부진했던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되고 있다.

한화증권의 IB부문은 지난해 큰 폭으로 적자전환했다. 타 영업부문이 모두 선방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IB에서는 아쉬운 실적을 거둔 셈이다.

올해에도 업황상 IB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증권은 PF 관련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IB 적자전환…충당금 늘려


한화투자증권 사업부문별 손익 추이.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화투자증권 사업부문별 손익 추이.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화증권의 지난해 IB부문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적자전환했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IB부문에서 52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 IB부문 당기순이익은 725억원을 남겼다. 지난해 IB2부문은 1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IB1부문은 53억원 적자를 기록한 타격이 컸다.

한화증권의 IB부문 적자는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말 더욱 커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6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52억원으로 늘었다.

자기자본 1조5730억원인 한화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의 비율은 64.8%로 교보증권(52.8%), 유안타증권(31.6%), 신영증권(33.7%)보다 모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한화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충당금 적립 금액을 늘렸다. 한화증권의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46억원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PF 단기적 부실화 가능성


IB부문의 부진한 실적에도 지난해 타 영업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영향으로 한화증권의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증권의 지난해 세전손익은 전년 대비 798억원이 증가한 144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642억원이 증가한 9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는 IB부문을 제외한 다른 영업 부문들에서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한화증권의 트레이딩(Trading)부문은 지난해 전년 대비 실적이 135.8%로 크게 개선됐다. 지난 2022년에는 287억원 적자였지만 지난해는 75억원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관리(WM)부문도 실적이 36.4% 증가했다. 지난해 한화증권의 WM부문은 11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IB부문 리스크 관리 집중”


IB부문 실적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지만 한화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IB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사 PF 익스포져에 대해 지방과 중후순위의 비중이 높아 질적 위험이 높다는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시장 경기가 현재 위축된 점을 고려할 때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 규모의 사업장이 부실 PF로 판단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그동안 지연돼왔던 부실 처리가 단기적으로 크게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건전성, 수익성, 자본적정성, 그리고 유동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PF 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하더라도 증권사는 여전히 추가적인 손실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이는 중소형사에 집중돼 있다”며 “중소형 증권사의 사업 기반 위축도 이미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증권은 부동산PF와 관련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IB부문의 성장을 이루는 전략보다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부동산PF 비중이 높지 않고 브릿지론 익스포져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IB부문의 큰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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