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다양한 국내외 요인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를 초래하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 분석 등을 통해 지금 국내외 시장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작용하고 있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10번째 기준금리 동결을 단행한 가운데 조기 금리인하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명분이 부족하다. 물가는 한국은행이 내건 물가안정 목표치 2%를 넘어서고 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건 사실상 금리의 문제인 만큼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지만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단 얘기다.
기준금리 동결 1년 넘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 수준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물가가 있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금통위원들 중에는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명으로 많았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위원은 1명으로 지난 2월과 동일했다.
공통적으로 이들이 동의하는 건 물가 상승률의 목표 수준 수렴 시점과 수렴에 대한 확신 시점이 향후 정책운영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물가가 여전히 금리인하 결정의 변수라는 의미다.
물가 3%대…통화긴축 기조 유지키로
통화정책방향 내용 중 기존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 유지’라는 문구에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된 ‘장기간’이라는 문구가 삭제되기는 했지만 물가가 문제다.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양상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금리로 이를 잡을 수만은 없다고 발언하긴 했지만 물가는 엄연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총재에 따르면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지만 최근 2~3개월 CPI 상승의 30%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과실은 1.5% 비중이나 그 영향은 18%에 이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였다가 최근 농산물 값과 국제 유가가 부쩍 올라 2-3월 3.1%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물가 목표 수준인 2%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 역시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긴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당위성 부족’ 금리인하…전문가들 의견은?
이를 토대로 보면 금리인하를 연내 2회 내지 1회라도 빠르게 추진할 만한 명분이 아직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이미 기준금리가 2.0%나 차이나는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의 바람과 달리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3월 기준 CPI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올라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7월 이후로 또다시 미뤄진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물가 발표 직후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 12일 코스피지수는 2681.82로 27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 5일 872.29에서 12일 860.47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하다.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빈기범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주가보다 더 중요한 건 물가”라며 “물가는 전 국민이 다 영향을 받는데 이를 잡기 위해선 금리인상 외엔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금리는 충분히 올려야 하는데 못 올렸기에 물가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국내 기준금리는 지금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