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1분기 순이익 하락 전망…홍콩ELS 자율배상 영향
- 한화투자증권 “손실 가정해도 체력 단단…CET1비율 13.5% 내외”
- 금융권 관계자 “홍콩ELS 배상과 배당금 영향…실적발표 지켜봐야”

KB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KB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최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결정 소식이 들리면서 은행권 및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금융지주의 배상액 규모에 따라 홍콩ELS 피해자와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그중에서도 KB금융은 홍콩 ELS 판매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을 보유하고 있기에 1분기 순이익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만 약 1조원의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KB금융의 전반적인 실적과 자본 규모가 견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ELS 비용은 실적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배당금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이미 높은 수준의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이익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1분기 실적 전망은?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 9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지배순이익은 8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하며 시장 컨센서스의 24%를 하회한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해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한 영향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조2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할 전망이다. 순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16.5%, 2.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기타영업이익이 71.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판매관리비 및 대손충당금 전입액 모두 경상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올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4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여수신 모두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1분기 일평균 국채 3년(3Y) 금리가 전 분기 대비 42bp 하락한 영향으로 은행업종의 대출금리와 조달금리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와 관련해 한화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가계 및 기업에 대한 원화대출은 전 분기 대비 1% 미만의 낮은 증가율을 나타내는 반면 수신액은 전 분기 대비 3%대 증가할 것”이라며 “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와 동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LS 자율배상에도 지표는 안정적?


2023년 KB금융그룹의 은행, 비은행 부문의 균형 성장 및 수수료이익 비중. [사진=KB금융그룹 제공]
2023년 KB금융그룹의 은행, 비은행 부문의 균형 성장 및 수수료이익 비중.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올해 상반기에 KB금융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는 홍콩ELS 자율배상에 따른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KB금융이 고른 비은행 수익 비중 덕에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의 홍콩ELS 판매액 15조9000억원 중 KB국민은행의 판매액은 7조8000억원으로 약 49%에 달한다. 그중 상반기 만기 규모가 4조7000억원가량인 점을 고려했을 때 업계에서는 자율배상 규모가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도 “영업이익은 저년 대비 3% 증가하지만 ELS 고객손실 배상액이 1조340억원으로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43%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연구원은 “대규모 손실을 가정해도 KB금융의 체력은 단단할 것”이라고 봤다. 1조원대의 비경상적 비용에도 KB금융의 연간 손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그 배경에는 은행을 뒷받침해주는 비은행에 있다. 지난해 기준 KB금융의 은행 및 비은행 부문 비중은 66%, 34%로 주요 금융지주사 중 비은행 비중이 가장 높다. 주요 계열사인 KB증권, KB손해보험 등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07.5%, 35.1% 증가하며 그룹 순익에 기여했다.


배당은 어떨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KB금융의 이익구조에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KB금융의 배당금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무엇보다 배당과 직결된 주요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더라도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58%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하나금융 13.22%, 신한금융 13.13%, 우리금융 11.94% 순이다. KB금융은 기업여신 중심의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연말 배당 영향에도 금융권 최고 수준의 견실한 자본 버퍼(Buffer)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금융의 CET1 비율이 13.5% 내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배상 이슈로 인한 리스크 증가 효과로 실물연계자산(RWA)이 3% 증가한다고 가정해도 연말 CET1 비율은 13.5% 내외로 추정된다”며 “주주환원율 유지 시 자사주는 하반기 3200억원, 내년 초에는 3500억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권은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에 대한 안정성을 언급하면서도 배상과 배당 영향과 관련해 실적발표일까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KB금융이 은행과 비은행 수익 비중이 6대4에 가까운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리포트들이 그걸(실적을) 기반으로 은행의 실적 감소에도 비은행 실적에 그룹 전체의 순이익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액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이번 ELS 관련해서 배당에 영향이 있을지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언급되는지를 주목해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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