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보험사, PF대출 잔액 높지만 위험 부담 낮은 편
- 고위험 사업장 비중 낮아...비수도권 사업장은 우려
- 업계, 부동산 PF대출 위기 전이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

[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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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험사는 PF대출과 관련해 비교적 안전지대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보험사들이 취급한 PF 대출 상당수가 선순위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보험사 PF 대출 비중 면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메리츠화재 역시 선순위 대출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 및 아파트 외 사업장에 대한 비중 수치가 높고 별도의 대출한도 규제가 없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기업대출 중 부동산 PF 31% 차지


[그래픽=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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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신규 해외 대체투자 등이 위축되자 국내 보험사들은 부동산 PF대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3조3000억원이다. 지난 2019년 말 27조3000억원에서 약 1.6배 증가한 수치다.

보험업권이 취급하는 전체 기업대출 중 부동산 PF대출은 31.2%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업권 중 은행(44조2000억원) 다음으로도 보험사 PF대출 규모는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이래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지속되면서 늘어난 보험사 PF대출은 고금리 기조로 전환된 데 이어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부동산경기가 둔화되면서 연체율이 높아졌다.

보험사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1.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말 대비 약 1.8배 늘어난 수치다.


연체율 비교적 낮고 주로 선순위 담보


보험사의 PF대출 비중이 적지 않은 데다 은행 다음으로 많은 만큼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다른 업권에 비해 연체율은 낮다. 같은 기간 증권사는 13.9%로 가장 높았으며 저축은행(5.6%), 여신전문금융회사(4.4%), 상호금융(4.2%) 순이었다.

대출 자체가 선순위도 많다. 국내 부동산PF 총 익스포저 202조6000억원 중 보험사 익스포져는 43조5000억원인데 해외 부동산을 제외해도 10조4000억원 비중으로 최대인 메리츠화재는 선순위대출이 96%에 달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보험사는 리스크가 보다 높다고 평가되는 ‘브릿지론’ 보다 시공 결정 후 이뤄지는 ‘본 PF대출’ 등에 주로 투자되고 있다. PF대출과 관련해 비교적 보수적인 내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사 부동산 PF대출은 미분양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과 아파트 외 사업장에 대한 대출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저축은행(29.4%), 증권사(24.2%), 보험사(17.4%), 여신전문금융회사(11%), 은행(7.9%) 순으로 높다.


보험사,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낮아


물론 안심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보험사는 대출채권 부실에 대한 직접적인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낮아서다. 지난해 9월 기준 생보사는 158.1%, 손보사는 89.2%로 은행(215.3%)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아 대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비수도권 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PF대출 비중이 높은 것도 우려점이다. 해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2년 6월 말 기준 전체 부동산 PF대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12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연구원 이석호 연구원은 “고금리 기조 및 부동산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수도권 지역보다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부터 먼저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가 대출채권 부실 및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은 갖췄다는 분석이다.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로 진행된 부동산 PF대출 손실 시나리오에서 보험사들은 RBC(지급여력지표) 비율 수치가 190% 이상이었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비율인 150%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한편 PF대출 위기가 보험사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 등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보험사들은 PF대출 물량 자체는 많지만 대부분 선순위라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연체율도 안정적이고 대부분 선순위라 손실 위험부분은 낮다”며 “PF대출이 특정 보험사에 몰려있지만 해당 담보물이 확실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상태”라고 답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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