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당기순이익 3506억원…전년 대비 10.1% ↓
- 자산건전성 하락, NPL비율 2배 증가
- 본사 배당만 2500억원…순이익의 71.3%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가계대출 증가로 은행권 내 비용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SC제일은행이 거둔 이익이 줄었던 건 아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확대하며 수익성 늘리기에 선방했지만 인건비 및 충당금 비용이 이를 상쇄한 모습이다.
다만 부진한 실적에도 배당 기조는 여전히 높게 유지 중이다. 해마다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여전한 배경이다.
순이익 하락한 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하락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연간 이자이익은 1조2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6% 늘었으며 비이자이익은 3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09%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시장의 대기성 자금 이동에 따른 자산관리(WM) 부문의 회복과 외환취급 수수료 및 기업대출 관련 수수료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SC제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소폭 늘었다. 지난해 연간 NIM은 1.51%로 전년 대비 0.15%p 늘었다. 국제결제은행(BIS)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7.92%로 전년 대비 4.07%p 증가했다.
반면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SMS 0.36%와 6.56%로 각각 0.03%p, 1.05%p 감소했다. 국내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이 각각 0.60%, 9.34%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익 상쇄한 비용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음에도 실적이 하락한 데는 충당금 영향이 컸다. 지난해 인건비 비용 외에도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늘어서다.
정기적인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및 제세공과금 증가에 따라 비용은 9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충당금 전입액은 1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늘었다. 기업대출 충당금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면서다.
이와 무관하지 않게 자산건전성은 악화된 상태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9%로 전년 대비 0.20%p 증가했다. 즉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연체율도 0.27%로 전년 대비 0.16%p 늘었다.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으로 이자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 무수익여신산정대상 기준에 대한 제충당금 총계도 36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9% 상승했다.
이와 관련 SC제일은행은 “지속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어려운 경제 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산 건전성은 여전히 건실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SC제일은행의 자산 규모도 축소됐다. 지난해 말 SC제일은행의 자산은 85조7008억원으로 전년 대비(98조3918억원) 대비 12.9% 감소했다. 고금리 환경에 대출채권 자산과 외환파생상품 등의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고배당에 국부 유출 논란 여전
비용 부담이 컸던 아쉬운 실적에도 해외 본사는 역대급 배당금을 챙겨갈 예정이다. 해마다 ‘국부 유출’ 논란이 불거져왔지만 SC제일은행은 여전히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으며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이미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행한 점을 고려하면 총 2500억원의 배당이 이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실적은 하락했는데 배당액은 약 56%나 늘어난 셈이 된다. 과거 SC제일은행의 배당 추이를 보면 2020년에는 490억원, 2021년에는 800억원, 2022년에는 16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다만 SC제일은행은 “이번 배당은 지난해 회계결산 결과와 축적된 자본 여력에 기반한 것으로 자본 효율성 향상,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등 국제 및 국내 규제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본사 배당액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소매금융 철수 의혹도 지우긴 어려워 보인다. 최근 자산관리(WM)나 토스뱅크 주주사 참여 등으로 자칫 소매금융을 늘리고 있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뉴젠솔류션과의 전략적 업무 제휴와 같이 기업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소매금융에 대한 영업 축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