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72억원 당기순손실
- 지난해와 동일하게 배당성향 35.8% 결정…고배당 기조 유지
- 전문가 “이익 성장과 배당 성향 유지…주당배당금 증가 가능성”

삼성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증권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결정이다. 이는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융회사가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하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른 조치지만 이로 인해 회사는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임 대표직을 앞둔 박종문 내정자는 올해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기존과 같은 실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힘써가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삼성증권 실적 추이.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증권 실적 추이.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증권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경쟁사에 비해 손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이는 직전 분기에 비해 1582억원 감소한 수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3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약 2000억원 규모인 충당금 및 평가손실은 비용으로 인식된 것으로 추정됐다.

상품운용손익‧금융수지가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적자전환한 영향도 컸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4분기 상품운용손익‧금융수지는 442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만해도 1514억원의 수익이 창출됐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늘면서 전반적으론 호실적이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477억원이다.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7%p 증가한 8.6%로 올랐다.


삼성증권 5개년 배당성향 37%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올해도 삼성증권은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성향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삼성증권의 주당배당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2022년 실적이 급락했을 때도 삼성증권은 동일하게 배당성향 35% 유지했다. 지난해를 포함한 지난 5개년 삼성증권의 배당성향은 약 37%로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다.

다만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당배당금은 증권가의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6일 이사회 결의로 1주당 배당금 2200원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965억원이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주당배당금은 실적 부진으로 추정치(2650원)보다 낮은 2200원을 지급했으나 배당성향은 전년과 동일한 35.8%를 유지했다”고 언급했다.


충당금 선제 적립 후 올해는 실적 반등 전망


그럼에도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듯 삼성증권이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우수한 실적이 받쳐줘야 한다. 올해 삼성증권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는 물론 리테일 핵심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며 수익원 다변화를 추진하는 이유다.

업계는 삼성증권의 올해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4분기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선제적으로 적립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는 부담이 낮은 만큼 박종문 내정자는 종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기만 해도 안정적인 성적표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증권의 거래대금이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환경도 나쁘지 않다. 

정 연구원은 “충당금 전입액과 대출채권 손상차손 확대됐지만 이는 선제적인 적립의 성격이 강하다”며 “올해도 이익 성장과 배당 성향 유지에 따른 주당배당금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올해 개선 추세인 브로커리지 수익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부분이 강점으로 작용한다”며 “기저효과로 올해 운용손익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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