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원대 육박
- 주주환원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 전망
- 밸류업 발표 이후 주주환원책 내놓기로
삼성생명이 1조원을 상회하는 투자 손익과 보험계약마진(CSM) 손익 창출 등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적 발표일 전부터 오르던 주가는 당일엔 매도세로 인해 주춤했지만 다음날부터는 다시 오름세였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어서다.
삼성생명은 이달 내 정부가 공표할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이 나오고 나서야 자사주 매입·소각 등 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1조원대 투자손익에 당기순익 1조8950억원
신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지난해 삼성생명은 1조89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9.7% 성장한 실적이다. 4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44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3% 줄었지만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는 금리 하락에 따라 투자손익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IFRS17 전환으로 역마진이 크게 개선되면서 무려 1조원을 상회하는 투자손익을 확보했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1-2분기 중 퇴직연금 해지 패널티 이익 및 저이원채 교체매매 손실 등 일회성 요인으로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며 “자산다변화 성과 및 계열사 배당/연결이익 확보 등을 통해 경상이익 기준 매분기 2000억원 이상의 투자이익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보험서비스 손익은 CSM에 힘입어 1조4490억원으로 양호했지만 예실차가 부진한 영향은 있었다. 계절성 요인에 따라 4분기 사업비 예실차는 -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금감원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라 위험조정(RA) 환입액은 8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30억원 줄었다.
주가 8만원대 진입...52주 신고가 경신까지
한마디로 삼성생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수준이었다. 신계약 CSM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3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장래 손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보장성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도 3조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삼성생명의 주가는 지난달만해도 6만원대를 넘어서지 못하더니 이달 초부터는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7일 8만원대에 진입했다. 실적발표 하루 전날 8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당일인 20일 3.88% 하락했지만 이내 회복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1일 삼성생명의 주가는 장중 8만7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였던 8만6000원을 넘어섰다가 종가는 이보다 높은 8만8300원으로 전일 대비 8.08% 상승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실적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속앓이 한 주주들의 갈증이 다소 해소된 셈이다.
실적 발표 날 하락세를 보면 호재에 힘입어 오른 주식을 팔아치운 흐름도 읽힌다. 다만 다음날 곧바로 52주 신고가가 경신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지급여력(KICS) 비율이 220-225%로 업계 최고 수준의 지급 여력을 갖춘 상황이다.
밸류업 이후 발표하는 주주환원책
다만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을 전년도 대비 23% 올린 3700원으로 결정하기로 하되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해서는 확정 짓지 않았다. 지난해 초 발표대로 배당성향 35-45% 범위 내에서 배당금을 늘려가겠다는 기존 원칙만을 재확인시켜줬을 뿐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배당성향은 실적이나 IR 발표 시 점진적으로 상향한다고 언급해왔기에 그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정부 발표 이후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26일 정부가 저PBR 상태인 기업 위주로 추진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한 이후에서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한 세부적인 주주환원책을 낼 계획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우상향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삼성생명 이주경 경영지원실장은 지난 20일 컨퍼런스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적극적으로 동감한다”며 “프로그램이 구체화하면 PBR, 자기자본이익율(ROE)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주들로 하여금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발언이다.
한편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 데도 주주환원책 발표를 이연한 상황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주가가 상승했고 제도 강화에도 킥스 비율이 2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자본정책 제시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주가는 지난달 22일 이후 34% 상승하며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금융주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함에도 현재 12m forward PBR은 0.30배로 여전히 절대적으로 낮다”고도 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