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1518억원 순손실
-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5974억원…업계 1위 등극
- 한투증권 관계자 “IMA 사업 진출…구체적 진행 단계 없음”

한국투자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국투자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다가 4분기에 들어서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투자은행(IB)수수료 감소와 관련 충당금이 대규모 적립되면서다.

그럼에도 운용부문과 브로커리지 이자에 대한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한투증권은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해 업계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한투증권은 국내 최초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할 지 검토 중이다. 현재 IMA 요건을 갖춘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한투증권이 유일하다. 


한투증권, 4분기 당기순이익 적자전환


한투증권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15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만 해도 154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지만 3개월 만에 적자전환했다.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한투증권은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84억원 감소한 2953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3059억원 줄었다.

특히 IB부문의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1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한 1695억원으로 집계돼 하락 폭이 큰 모습이다. IB수수료도 같은 기간 23% 감소한 4100억원이었다.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충당금 및 평가손실이 계상된 손실이 반영된 영향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는 한투증권에 대해 “브로커리지(BK)거래대금의 확대와 운용손익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부동산과 관련된 충당금 및 평가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전기 대비 순이익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증권업계 1위


한국투자증권 순영업수익 구성 및 추이. [사진=한국금융지주 제공]
한국투자증권 순영업수익 구성 및 추이. [사진=한국금융지주 제공]

그럼에도 연간 실적만 보면 한투증권은 업계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한투증권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5974억원을 기록하면서 미래에셋(2980억원), NH투자증권(5739억원), 삼성증권(5480억원) 등을 제치고 증권업계 1등 자리에 올랐다.

한투증권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운용부문과 브로커리지 이자의 순영업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한투증권의 지난해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3977억원으로 같은 기간 170%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이자도 20% 늘어난 400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투증권이 금리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채권운용 이익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 3조8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상승했다.

개인고객에 대한 금융상품 잔고도 같은 기간 28% 증가한 53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 및 발행어음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는데 환매조건부채권(RP)‧발행어음 잔고는 53%, 채권 잔고는 36% 급증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만 한투증권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미국 국채를 4000억원 규모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각액 7200억원의 절반보다 많다.


국내 최초 IMA 진출 여부 집중


이에 시장에서는 한투증권의 IMA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이 큰 모습이다. 실제로 한투증권이 올해 상반기에 IMA 사업에 대한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MA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뿐이었지만, 한투증권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8조1387억원을 달성하면서 IMA 사업에 대한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됐다.

IMA란 증권사가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금을 운용하고 그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IMA는 발행 한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증권사가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은 아직 구체적인 진행 단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IMA 사업 진출에 대해선) 원론적인 수준에서 검토하는 단계이고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에선 증권업계가 IMA 사업에 진출하는 시도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다. IMA가 은행의 예금 상품과 비슷하지만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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