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뱅, 4분기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
- 카뱅 김석 COO “주당배당금 매년 점차 늘릴 것”
- 카페, 4분기 적자…DB금투 “올해도 영업환경 쉽지 않을 것”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고른 실적을 거두고도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당 기대감도 카카오뱅크에만 쏠린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을 통해 금리 경쟁력은 물론 주주환원 경쟁력까지 갖추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적자탈출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의 실적도 안정화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회사인 증권과 보험사의 손실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꾸준한 성장세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이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사법리스크에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 7일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지난해 도입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로 대환 위주의 여신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2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었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 및 자산이익률(ROA)도 이익 확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8%, 0.05% 개선됐다.
구체적으로는 여신과 수신 모두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수신 잔액은 4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늘었으며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정기적금 각각 28%, 63%, 73% 증가했다.
여신의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 및 전월세대출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주담대 여신 잔액은 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전월세대출 잔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도 한 해 만에 1조1000억원가량 늘었다.
이 외에도 충당금 적립 및 인건비 등의 비용도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잔액은 3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추가 적립했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4356억원으로 연간 10.7% 늘었다.
카뱅 호재에 주주환원도 ‘들썩’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에 증권가에서도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여·수신 확대를 통해 높은 수준의 저원가성 예금을 보유하게 되는 등 금리 경쟁력을 갖춰서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업권 평균으로는 38.7%이지만 카뱅은 55.3%”라며 “높은 저원가성 수신 비중을 강점으로 금리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대환대출 인프라 확장 속 높은 대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5.3%로 전 분기 대비 1.6% 하락했지만 모임통장의 수신잔고 내 비중은 14.5%로 이전보다 확대된 데다 신상품인 한달적금 가입자 수도 100만명을 상회한다”며 “저원가성 예금 비중 하락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낮은 조달비용의 원천인 플랫폼 파워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도 꾸준한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카뱅 김석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규모가 경쟁사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매년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김석 COO는 “2023년 당기순이익에 대해 배당성향 20%를 적용해 결산배당금을 주당 150원으로 하며 총 714억원으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면서 “이는 주당 배당금이 전년 80원 대비 87% 증가한 수준이며 총주주환원 규모는 510억원에서 71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카카오뱅크의 주당 배당금 수준이 타 시중은행과 비교해 아직도 과소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접근은 매년 주당 배당금 수준을 현재보다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적자의 늪’에 빠진 카카오페이…별도 기준 흑자도 ‘겨우’
반면 카카오페이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카카오페이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자회사인 증권과 보험사의 당기순손실 확대로 흑자는커녕 적자 규모만 커졌다.
별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으로 328억원을 거두며 자회사의 손실을 상쇄했지만 이마저도 전년 대비 0.67% 하락한 수준이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251억5400만원이다. 지난 2022년도 연간 순이익이 275억원8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해 만에 191%의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연간 영업손실액은 전년 대비 22.1% 늘었다.
영업비용으로는 지급수수료와 인건비 지출이 컸다. 지난해 연간 영업비용은 6719억6500만원으로 그중 지급수수료와 인건비는 3180억2900만원, 2031억2400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47%, 30%에 달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대규모 손실에 대한 더리브스 질의에 “자회사를 포함한 신규 서비스 확장에 대한 비용 투자의 요인이 크다”며 “(영업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큰 이유는 사업 확장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비용이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지난해 매출액은 추정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손실은 215억원으로 추청치를 하회했다고 평가하며 올해도 쉽지 않은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결제서비스에서는 해외 및 오프라인 결제가 고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삼성페이 연동을 통한 추가 오프라인 결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온라인 결제 경쟁 심화가 나타나고 있어 올해 결제 매출액 성장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융서비스에서는 지난해 4분기 증권 거래액이 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축소됐지만 보험 매출액은 금융서비스 매출액의 1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올해에도 추가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대출 서비스도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담대 및 전세가 추가되며 대출 거래액 증가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올 4월부터 삼성페이 오프라인 연동을 시작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이번 연동을 통해 “오프라인 결제처 확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