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신평 “국내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
- NH투자증권,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전년 대비 28% 증가
- IB 합산 수수료 직전 분기 대비 69% 증가…운용손익‧이자 77% 늘어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증권사들 사이에서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선방했다. 해외 부동산 관련 추가 손실 가능성이 상존한 상황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둬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부동산 펀드와 관련한 충당금 등 비용에도 전년 대비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이 적립한 충당금의 규모가 시장의 예상치만큼 크지 않은 데다 투자은행(IB)부문과 운용부문 등에서 고른 실적을 이뤄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도 당기순이익 선방
NH투자증권을 제외한 미래에셋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을 포함한 이들 증권사는 모두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한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지난 15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NH투자증권‧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로 양적 부담이 적지 않다.
나신평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익스포저란 기업이 대출‧투자 등과 관련해 부담하게 되는 위험노출을 의미한다.
나신평에 의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25개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총액은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펀드 8조3000억원에 대해 약 1조8000억원(22%)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전년 대비 28% 증가
NH투자증권은 높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적립한 충당금이 시장이 전망한 예상치보다 낮았다.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PF와 해외 투자목적자산과 관련한 선제적 충당금으로 약 600억원을 적립했다. 채권형 랩(Wrap) 손실에 대한 배상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2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도 추가됐다.
다올투자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선제적으로 적립한 충당금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고 대고객 일회성 비용이 앞으로 추가 인식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8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7258억원, 당기순이익은 5564억원을 남겼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40%, 83% 증가한 수치다.
전 부문 실적 개선한 4분기
NH투자증권이 경쟁사들과 달리 지난해 선방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전 부문이 고른 실적을 거두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수수료 수익은 2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자산관리(WM)부문에서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23% 증가해 지난해 1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IB 합산 수수료 수익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69% 증가한 777억원을 남겼으며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도 2488억원으로 같은 기간 77% 늘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NH투자증권의 지배순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로는 1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비용도 대폭 늘어서다.
NH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손익 안정성을 높여주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신시장‧신사업에 대한 적극 발굴을 통한 지속 성장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