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보장성보험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 지난해 CSM 2조3966억원...신계약 23% 차지
- 롯데손보 관계자 “선제적 안전자산 비중 확대 총력”
롯데손해보험이 경영권 매각 추진을 앞둔 가운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장기보장성보험을 늘리는 등 수년간 진행해온 체질개선이 빛을 본 셈이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매각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로 흘러가듯 보이지만 예단은 어렵다. 주가 추이만 봐도 불확실성이 짙은 시장 환경이 좌우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 전망은 밝지만 숙원사업인 매각까지 순적하게 성사되려면 리스크 관리가 관건으로 보인다. 당국은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관리와 관련해 롯데손보에 경영 유의를 내렸다.
롯데손보, 지난해 큰 폭 흑자전환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973억원, 302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회사가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으로 세워진 이래 최대 연간 경영실적이다.
주요 요인은 기존에 퇴직연금 비중이 높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장기보장성 보험 확대로 개선한 결과였다. 장기보장성보험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와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 투자자산에 대한 리밸런싱 등이 체질개선에 반영됐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손보의 보험영업이익은 4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7% 증가했는데 장기보장성보험 영향이 컸다. 해당 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2조1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6.2%로 6.0%p 증가했다.
투자영업이익도 4분기에는 382억으로 흑자 전환해 연간 부진한 성적을 상쇄했다. 롯데손보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금리부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해 지난해 투자영업손실이 71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산의 펀더멘탈을 개선해 경상투자수익이 발생한 결과다.
높아진 수익 창출력으로 매각 기대감↑
지난 2019년 10월 대주주 변경 이후 장기보장성보험을 확대 추진해 개선한 롯데손보의 수익창출력은 매각 기대감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CSM과 보험영업이익 성장의 근간이 되는 장기보장성보험 실적은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기보장성보험의 연간 신규월납액은 404억원으로 2022년의 283억원에 비해 43.1% 성장했다. 이를 토대로 롯데손보는 지난해 5479억원의 신계약 CSM을 확보해 보유 CSM 중 업계 최상위 수준인 22.9% 비중을 차지했다.
CSM의 성장세 역시 지속됐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CSM은 2조39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말 CSM인 1조6774억원보다 42.9% 성장한 수치다.
이러한 흐름에서 최근 롯데손보의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이 원매자와 1대1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에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됐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글로벌 큰손들도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보험사 매물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 연내 매각 가능성이 없진 않다.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인수자들을 망설이게 만들 변수다. 롯데손보는 13일 상한가를 보였지만 14일에는 5원 오른 3375원에 그쳤으며 하락세였던 15일에는 변동 없이 거래를 마쳤다.
롯데손보 “안전자산 비중 확대 총력”
롯데손보가 장기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한 점은 매각을 추진하는 데 있어 부인하기 어려운 긍정적인 요소다.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계약유지율도 업계 최상위권 수준으로 인수 매물로서 두드러지는 점이다.
보험계약의 질적 개선으로 손해율이 낮아진 점도 돋보인다. 지난해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등을 합한 전사손해율은 81.6%로 2022년의 86.5%에 비해 4.9%p 개선됐다.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인 장기보험 경과손해율도 81.9%로 2022년 86.0%에 비해 4.1%p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위기 등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롯데손보가 대체투자 익스포져를 줄여온 점도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롯데손보는 2020년 말 대비 대체투자 수익증권 규모를 8800억원 가량 줄였다.
다만 리스크 관리가 여전히 매각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일 전망이다. 최근 당국은 롯데손보에 대해 2018~2020년 부실 발생이 현실화함에도 손실 가능금액을 측정하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지 않고 결산 시점의 손익 악화에 대한 사전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며 경영 유의를 내렸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신뢰는 보강해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2020년 말에 비해 대체투자 수익증권 규모를 8800억원가량 감축해오는 등 선제적인 안전자산 비중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오고 있다”며 “향후에도 대체투자 운용 비중을 줄여나가며 사전에 손실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운용자산(약12조8000억원) 중 대체투자는 5조7000억원 규모이며 해외 중·후순위 투자의 경우 2조2000억원 수준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