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2조6752억원 ‘전년도와 비슷’
- “기재부 세수 확충 필요성에 높은 배당성향 이뤄질 것”

기업은행. [그래픽=김현지 기자] 
기업은행. [그래픽=김현지 기자] 

중소기업 지원의 마중물 역할을 자처한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태영건설발 부동산 부실 여파에도 최고 실적을 거둬 눈길을 끌고 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대출 성장이 자리한다.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연체율과 손실 증가는 불가피했지만 중소기업 및 대기업 대출이 늘면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의 실적 호재로 배당 기대감은 커졌다.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가 이번 결산배당을 협의할 때 세수 지원을 목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도 긍정 변수다. 


연간 최대 실적 거둔 기업은행


[사진=기업은행 제공]
[사진=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최고 실적을 거뒀다. 경쟁사 대부분이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며 실적 하락을 겪은 점과 비교했을 때 기업은행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조6752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지켜낸 셈이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기 대출 시장점유율은 23.2%이며 대출 잔액은 233조7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상승했다. 이는 총대출액인 287조960억원의 81.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출 상승으로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 모두 늘었다.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7조9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으며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76%로 전 분기와 동일하다.

연간 비이자이익도 64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8.8% 증가했으며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의 성장이 컸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은 지난해 1조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84.2% 늘었다.


충당금 적립에도 선방한 실적


[사진=기업은행 제공]
[사진=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이 지난해 전반적인 호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충당금 발생 등의 비용이 적었던 건 아니다. 다만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면서 미래 위험을 대비했다는 게 기업은행의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663억원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으며 민생금융 지원금인 1825억원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했다. 지난해 대손비용률은 전년 대비 0.17% 증가한 0.68%를 기록했으며 추가충당금을 제외한 경상 대손비용률은 0.38%로 전년 대비 0.15% 늘었다.

경기 불확실성 여파로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NPL 비율은 10.5%로 전년 대비 0.2%, 총연체율은 0.60%로 전년 대비 0.28% 늘었으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29%, 0.22% 증가했다.

업종별 대출 비중을 보면 제조업이 53.2%로 가장 많았으며 도소매업 16.2%, 부동산임대업 11.1%, 건설업 3.2% 순이다. 업종별 연체율로는 건설업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건설업 연체율은 전년 대비 0.74% 증가했으며 도소매업과 제조업도 각각 0.38%, 0.25% 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규모와 관련 더리브스 질의에 “미래위험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가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경기 악화를 대비해 취약 부문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업고 높아진 배당 기대감


기업은행이 충당금 적립 등의 비용에도 지난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자 자연스레 배당 기대감은 높아진 분위기다.

특히나 올해는 기업은행의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가 세수가 부족하다고 수차례 언급해 세수 지원을 위해서라도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은행의 배당은 최대주주인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배당성향 및 주주환원율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의 세수 확충 필요성을 기반으로 가시성이 높은 배당성향이 이뤄질 것이며 결산 배당만 진행하는 특성상 업종 내 결산 배당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봤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은 1000원(배당성향은 33.1%) 혹은 그 이상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예상 배당기준일인 4월 초까지 배당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연초 확정 실적과 업계 동향을 바탕으로 대주주인 기재부와 배당을 협의하는데 앞서 실적을 발표한 시중 은행계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33~38%로 이전보다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 14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금 상승세를 되찾았다. 지난 8일 종가는 1만3410원이었으며 지난 14일 1만3260원까지 하락했다가 15일 오전 9시 기준 1만3300원 선을 회복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저작권자 © 더리브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