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분기 선방…연간 영업이익 크게 줄어
- 전장용 MLCC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 “AI·전장 중심 포트폴리오 하반기 뚜렷해질 전망”
삼성전기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IT 업황의 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비수기임에도 모바일 사업에서 수혜를 받고 있는 삼성전기는 전장·AI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미래 산업의 기술력과 고부가 제품을 바탕으로 삼성전기는 외형과 내실을 다 잡아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다.
영업이익 절반 줄어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전 분기 대비 2%, 40% 감소한 2조3062억원, 11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포함한 컴포넌트 부문에서 크게 계절적인 수요부진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1% 하락한 영향이 컸다.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과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각각 전 분기 대비 8%, 1% 상승하며 선방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감소한 8조90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9% 감소했다. IT 제품 수요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삼성전기, 전장에 진심
삼성전기의 모바일 사업은 지난해 실적 감소세에도 굳건함을 보여주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장착한 갤럭시 S24의 선전으로 모바일용 MLCC의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에도 삼성전기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기존 모바일 중심 사업에서 전장·AI 부문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지난 CES 2024에서 AI·서버, 전장, 에너지, 로봇 분야를 꼽으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전기는 전장사업에 힘을 주면서 최근 자율주행차의 필수 시스템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고용량 MLCC를 보유하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MLCC는 전압의 변동을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인데 삼성전기는 주로 모바일, 전장, AI 서버 등에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약 1000개의 MLCC가 탑재되는 반면 전기차는 1만5000~2만개가 달린다. 전장용 MLCC는 모바일용보다 10배 이상 비싼 고부가제품으로 수익성 면에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요 확대 전망
전기차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만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사의 재고 소진이 꾸준한 데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전장뿐 아니라 AI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 세종 사업장에 이어 올해 베트남에서도 공장을 가동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에 FC-BGA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AI용 반도체에 많이 사용된다.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달하는 FC-BGA는 작은 크기의 반도체 칩들이 밀집된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지난해 4분기 FC-BGA는 연말 재고조정과 수요 부진에 영향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AI·서버, 네트워크, 전장용으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서버 FC-BGA가 전체 FC-BGA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년 15%, 24년 30%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AI와 전장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는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전장 시장은 전기차의 성장률이 다소 둔화했다고 하나,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의 전장화 확대 등으로 다른 응용처 대비 고성장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장용 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의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